세계개인배드민턴선수권이 남긴 아쉬움과 기대는?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7-08-28 21:19


손완호



세계단체전을 제패했던 한국 배드민턴이 28일 폐막한 세계개인선수권에서 동메달 1개에 그쳤다.

유일한 메달 주인공은 배드민턴 남자단식 에이스 손완호(29·김천시청)다.

손완호는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벌어진 2017 제23회 세계 개인배드민턴 선수권대회 남자단식 준결승전서 중국의 강호 린단에 0대2로 패했다.

남자단식 세계랭킹 1위의 손완호였지만 세계를 평정했던 베테랑 린단의 벽은 버거웠다. 린단은 34세 나이의 무게에 눌려 세계랭킹 7위로 내려앉은 상태였다. 하지만 세계개인선수권 역사상 최다 우승기록(5회)을 보유하고 올림픽도 두 번이나 제패한 베테랑의 노련미는 녹슬지 않았다. 린단은 결승에서 덴마크의 다크호스 빅토르 악셀센에 패해 6번째 금메달을 놓쳤지만 "건재하다"는 찬사를 받았다.

지난 5월 세계혼합단체전에서 14년 만에 우승하며 개인선수권서도 기대감을 높였던 한국은 이로써 아쉬움 반, 기대 반 속에 이번 대회를 마감했다.

아쉬움은 제22회 자타르타대회(2015년) 당시 동메달을 땄던 여자단식 간판 성지현(MG새마을금고)이 16강에서 탈락했고, 여자복식의 기대주 장예나(김천시청)-이소희(인천국제공항공사), 정경은(김천시청)-신승찬(삼성전기)도 각각 8강에서 멈춘 것이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가 정의석-김덕영이 32강, 16강전에서 리우올림픽 은메달, 동메달리스트를 연파하자 무명인 그들의 활약상을 관심있게 보도했다. BWF 홈페이지 캡처 화면.



하지만 이같은 아쉬움을 넘어 청신호도 켜졌다. 우선 손완호가 세계개인선수권에서 2010년 박성환(동메달) 이후 7년 만에 남자단식 메달을 획득했다. 한국은 역대 복식강국으로 통했지만 단식은 그렇지 못했다. 세계선수권에서 여자단식은 배연주(2013년), 성지현(2015년)이 간간이 메달권에 들었지만 남자단식의 경우 번번이 고배를 마셔왔다.

큰 무대와 인연이 없던 손완호가 최근 세계랭킹 1위로 올라섰고, 이번에 생애 처음으로 세계선수권 메달까지 획득하면서 자신감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게 됐다. 내년 자카르타아시안게임과 2020년 도쿄올림픽은 그에게 마지막 기회다. 지금 페이스와 세계랭킹이라면 2004년 아테네올림픽(손승모·동메달) 이후 16년 만의 메달 희망도 품어볼 만 하다는 평가다.

세대교체의 중심 정의석(MG새마을금고)-김덕영(국군체육부대)이 남자복식 8강에 진출한 것도 소득이다. 정의석-김덕영은 이용대-유연성, 김기정-김사랑 등 남자복식 간판 스타들이 대거 은퇴한 이후 새로 발굴된 기대주다. 둘이 호흡을 맞춘 게 2개월 정도다. 이번 대회에서 유일한 남자복식 출전자였다. 세계랭킹 55위에 불과했지만 32강전에서 리우올림픽 은메달리스트(세계 5위)를 꺾은 데 이어 16강서도 리우올림픽 동메달팀을 넘어 8강까지 오를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남자복식 최강이었지만 마땅한 후계자가 없어 고민이 컸던 한국 배드민턴으로서는 정의석-김덕영의 등장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마감직전토토, 실시간 정보 무료!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