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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비녜 무구루사(15위·스페인)가 새 시대를 열었다.
무구루사는 15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2017년 윔블던 테니스대회 여자단식 결선에서 비너스 윌리엄스(11위·미국)를 세트스코어 2대0(7-5 6-0)으로 꺾고 우승했다. 지난해 프랑스오픈 결선에서는 세리나 윌리엄스(4위·미국)를 제압하며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의 영예를 안은 무구루사는 약 1년 만에 그랜드슬램 우승 트로피 하나를 추가했다.
1m82의 장신 무구루사는 어머니가 베네수엘라 사람으로 베네수엘라에서 태어났다. 서브가 특별히 강한 편은 아니지만 기본기가 잘 갖춰진 스트로크에 안정감이 있다. 수시로 네트 앞으로 나가 네트 플레이를 구사하는 등 코트를 넓게 쓴다. 케르버와 16강전에서만 실책을 50개나 쏟아냈을 뿐 다른 6경기에서는 실책을 10개 안팎에서 막았을 정도로 집중력이 돋보인다.
무엇보다 환경을 가리지 않는다. 그는 클레이코트에서 열리는 프랑스오픈, 잔디 코트 대회인 윔블던을 차례로 제패했고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대회 두 차례 우승은 모두 하드코트에서 일궈냈다. 개인 통산 네 번의 우승 가운데 2승이 메이저 대회고 메이저 대회 결승에 세 번 올라 두 번 이기는 등 두둑한 배짱도 장점이다.
올해 24살인 무구루사는 경기를 마친 뒤 "1세트는 쉽지 않았다. 비너스에게도 기회가 있었지만 내가 먼저 1세트를 승리하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다음주 발표되는 세계 랭킹에서 5위에 오르게 되는 그는 "2년 전 결선에서 세리나에게 패한 뒤 그가 나에게 '언젠가는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그게 오늘이 됐다. 많은 관중 앞에서 열린 윔블던 결승을 이겨내 매우 만족스럽다"고 웃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