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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1'을 뛰지 않으면 경기를 뛰지 않은 것같다."
도마의 신' 양학선(25·수원시청)이 국가대표 최종선발전에서 압도적인 자신의 기술 '양학선1'으로 도마 1위에 올랐다.
지난해 아킬레스건 파열 수술 이후 재활에 전념해온 양학선은 지난 5월 선발전에서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세계선수권, 유니버시아드 파견 선수를 가리기 위한 이번 선발전 첫날, 발목 상태를 감안해 무리하지 않았다. 가장 자신 있는 '여2(도마 앞 짚고 공중에서 두바퀴반 비틀기)'를 뛰었다.
그러나 이튿날인 2차전, 양학선은 도전했다. 오른쪽 발목에 두터운 테이핑을 한 채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3바퀴, 1080도를 비트는 자신의 '양학선1' 기술을 보란듯이 성공시켰다. 첫날 14.833점 최고점으로 1위에 올랐던 양학선은 둘째날, 난도 6.0, 독보적인 자신의 기술로 실시에서 9.300을 받으며 15.300점으로 당당하게 1위에 올랐다. 1위 이창균(경희대, 14.833점),3위 김한솔)한체대, 14.667점)을 압도했다. 착지에서 반발짝 정도 앞으로 나갔지만 흔들림 없는 모습으로 두 손을 번쩍 치켜올렸다. 전날보다 4.167점 높은 점수를 받아내며 올림픽 챔피언의 힘을 보여줬다.
"학선이가 '양1'을 뛰었다고?" "발목이 안좋다고 했는데…" 경기 직후 체조장이 술렁였다. 전날 링 경기 착지 과정에서 발목을 접질리며 상태가 좋지 않았다. 경기전 소속팀 수원시청 김성만 코치 등 지도자들은 '양학선' 기술을 만류했다. 선발전에서 굳이 무리할 필요가 없다고 봤다. 자신의 기술을 기어이 하겠다고 고집한 건 양학선이었다. 김 코치는 "아시다시피 학선이가 정신력이 정말 뛰어난 선수 아니냐. 선수가 도전하겠다는데 만류하긴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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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킬레스가 끊어진 부상 고통을 딛고 일어선 양학선은 언제나 도전과 성장을 택한다. "경기 중 발목이 엄청 아팠다. 이번엔 정말 긴장감, 집중력으로 뛰었다"고 털어놨다. 발목이 끊어질지언정 죽을 힘을 다해 도전한다. 올림픽 챔피언의 자존심이다. 악으로 깡으로,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 2011년 세계선수권 금메달, 2012년 런던올림픽 금메달, 2013년 카잔유니버시아드금메달까지 '도마의 신' 양학선을 여기까지 이끌어온 힘이다.
이날 15.300점의 고득점을 받고도 만족하지 않았다. "솔직히 50%밖에 못했다. 착지에서 자세도 잘 못 잡았지 않나. 훨씬 더 잘할 수 있고 더 잘해야 한다"고 스스로를 다그쳤다. "국내 대회에서도 늘 '양1'을 보여줄 것이다. 내 기술은 기본으로 갖고 가는 것이다. 올해도 실업연맹전, 종별 선수권에서 '양1'을 뛰었다"고 했다. "남은 기간 재활에 집중하고 싶다. 최고의 컨디션에서 세계선수권을 뛰고 싶다. 내년 아시안게임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선발전 1-2차전 합산 개인종합 1~5위 김한솔(한체대, 165.134점), 박민수(전북도청, 164.700점), 윤진성(포스코건설, 162.033점), 배가람(수원시청, 161.467점), 조영광(서울시청, 160.867점)이 성적순으로 10월 캐나다 몬트리올 세계선수권(개인전) 대표에 선발됐다. '개인종합 10위(158.367점)' 양학선은 도마에서 압도적인 점수에 힘입어 추천 발탁됐다.
8월 타이베이유니버시아드대회에는 김한솔, 윤진성. 조영광, 이정효(경희대, 개인종합 6위) 임창도(한양대, 개인종합 9위, 추천) 등 5명이 나선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