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전5기 오뚝이' 김서영 "나와의 싸움…후회 없는 레이스"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17-06-28 23:38


사진제공=김인균 경북도청 감독


'인어공주' 김서영(23·경북도청)의 이력은 화려하다. 2009년 중학생 신분으로 대표팀에 발탁된 후 9년 동안 줄곧 태극마크를 지켰다. 아시안게임은 물론, 단 한 번 출전하기도 힘들다는 올림픽 무대도 두 번이나 밟았다. 한국 수영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그는 개인혼영 200m(2분10초23)와 400m(4분35초93), 배영 200m(2분11초12)에서 한국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4전5기로 거머쥔 수영세계선수권 티켓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유독 수영세계선수권과는 인연이 없었다. 처음에는 그저 '타이밍이 안 맞나보다' 생각했다. 하지만 두 번, 세 번 같은 일이 반복되자 자존감마저 뚝 떨어졌다.

"2009년 5월에 대표팀에 들어갔어요. 그때는 2009년 4월 입소자까지만 세계선수권 티켓이 주어졌죠. 타이밍이 안 맞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2011년에는 어깨 부상, 2013년에는 급성 장염, 2015년에는 위염으로 대표선발전에서 부진했던 탓에 세계선수권대회에 못 나갔어요. 유독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부상하니까 '나와는 인연이 아닌가보다' 생각하게 됐죠."

4번의 좌절. 하지만 포기는 없었다. 김서영이 다시 한 번 힘을 냈다. 그는 지난달 김천에서 열린 대표선발전에서 한층 성숙한 모습으로 차분하게 레이스를 펼친 끝에 꿈에 그리던 '세계선수권 티켓'을 거머쥐었다. 특히 개인혼영 400m와 배영 200m에서는 한국 기록을 갈아치우며 새 역사를 썼다.

명확한 목표+후회 없이 즐겁게!

생애 첫 세계선수권 출전. 설렘이 앞선다. "오랜 기다림 끝에 세계선수권에 나가게 됐어요. '지금 이 순간을 위해 앞서 네 번을 못 나갔나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요. 그동안 아쉬웠던 것 다 풀고 싶어요."

목표는 명확하다. 첫째는 결선 진출, 둘째는 메달권 진입. 그는 현재 주 종목인 접영 200m에 집중하고 있다. 2분9초대 진입이라는 명확한 목표도 세웠다. 김서영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한국체대에서 3주, 광주 남부대에서 1주 훈련한 뒤에 부산체고로 이동해 있어요. 훈련장이 없어서 이곳저곳 이동하며 운동하고는 있는데요. 하고 싶은게 있으니까 힘든 줄 모르겠어요. 체력도 많이 올라왔고요, 컨디션도 좋아요."

인어공주의 무한질주. "수영은 종목 특성상 자기 자신과의 싸움인 것 같아요. 늘 혼자 싸워야 하죠. 그래서 가끔은 외로워요. 가족도 보고 싶고, 친구도 보고 싶죠. 하지만 지금은 제가 하고 싶은 게 있어요. 수영은 열심히 하지 않으면 절대 좋은 기록을 낼 수 없다는 걸 알아요. 처음 나가는 세계선수권이라 기대도 되고 설레기도 하는데요, 후회 없는 레이스를 펼치고 오려고요. 즐겁게, 최선을 다하면 메달권에 가깝게 등수가 나오지 않을까요."

10년 동안 수 많은 벽에 부딪치며 한층 단단해진 김서영. 이제는 그 누구도 아닌 자신과의 싸움을 위해 흔들림 없이 걸어가고 있다. "7월 12일 출전지인 헝가리로 떠나요. 세계선수권도 헝가리도 처음인데요, 좋은 기억 만들 수 있도록 열심히 해야죠."

4전5기 끝에 세계선수권 출전 자격을 얻은 인어공주. 새로운 도전을 앞둔 그의 환한 미소 속에 자신감이 스며 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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