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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다시 세계대회 우승 기회가 오겠는가.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임하겠다."
간절함이 있어야 이길 수 있다. 10년 만에 세계 챔피언에 도전하는 박영훈(32) 9단이 그렇다.
두 사람의 맞 대결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영훈 9단은 국내 선발전에서 목진석 9단과 신진서 8단을 꺾고 본선에 올랐고, 본선에서 장밍주, 저우루이양, 롄샤오를 연파한 뒤 '세계 최강' 커제 9단마저 준결승에서 꺾고 이 대회 첫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탄샤오는 이치리키 료, 스웨, 퉈자시, 구쯔하오를 누르고 박영훈의 결승 파트너가 됐다.
자국 랭킹은 박영훈 9단이 7위, 탄샤오 7단이 6위지만 국제대회 성적은 박영훈 9단이 탄샤오 7단을 압도한다.
박영훈 9단은 2004년 17회 후지쓰배에서 우승하며 세계 정상을 처음 밟았고, 2007년 제20기 후지쓰배에서도 우승컵을 차지하는 등 메이저 세계대회 우승 2회, 준우승 3회를 기록하고 있다. 2005년 대만이 주최한 미니 세계기전인 중환배에서도 우승한 바 있다. 반면 탄샤오 7단은 이번이 첫 세계대회 결승 진출이다.
국내 최단기간 9단 승단(4년 7개월ㆍ1999년 12월 입단∼2004년 7월), 최단기간 세계 대회 우승(4년 7개월) 기록을 갖고 있는 박영훈 9단은 이창호 9단의 뒤를 잇는 신의 계산력으로 일찍이 '소신산(小神算)'으로 불려왔다.
현재 한국은 메이저 국제대회에서 무관(無冠)으로 전락해있다. 자존심 회복이 절실한 상황이다. 박 9단은 "탄샤오는 발이 빠르고 전투 감각이 좋아 만만치 않은 상대"라며 경계의 끈을 늦추지 않은 채 호흡을 가다듬고 있다.
1999년부터 시작한 춘란배는 중국 가전업체인 춘란그룹이 후원한다. 제한시간은 각자 3시간에 1분 초읽기 5회, 덤 7집 반이며 우승상금은 15만 달러(한화 약 1억 6800만원), 준우승 상금은 5만 달러(한화 약 5600만원)다.
그동안 이 대회에서는 한국이 5회 정상에 오르며 가장 많은 우승 횟수를 기록했고 이어 주최국 중국이 4회, 일본이 1회 우승했다. 지난 대회 결승에서는 구리 9단이 저우루이양 9단에게 2-0으로 승리하며 정상에 올랐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