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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강원도 강릉컬링센터에서는 '제3회 평창패럴림픽데이' 행사가 열렸다.
문화체육관광부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회가 개최한 이번 행사는 '미리 즐겨라, 느껴라 열정의 패럴림픽!'을 주제로 평창동계패럴림픽에 대한 전국민적인 관심을 이끌어내고자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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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럴림픽 행사에 올림픽 마크를 붙이는 주최측의 '무심함'은 결코 사소하지 않다. 평창올림픽과 패럴림픽이 1년 앞으로 다가온 시점, '무지'라면 더욱 심각하다. 장애인선수들과 관계자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 명백한 실수다. 패럴림픽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아닌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가 주관한다. IPC의 상징 대신 붙은 IOC의 오륜기. 평창패럴림픽 테스트이벤트인 휠체어세계선수권을 위해 현장을 찾은 IPC 손님들과 선수단에게도 큰 결례였다.
더군다나 이번 행사는 야심차게 기획한 '패럴림픽데이'였다. 평창올림픽에 가려진 평창패럴림픽을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하기 위한 행사였다. 테스트 이벤트를 겸한 만큼 만전을 기해야 했다. 현장의 장애인 선수들과 장애인 관련 단체 관계자들은 '오륜' 스티커를 보자마자 실망감을 드러냈다.
장애인 이동권을 위한 배려와 설비도 부족했다. 휠체어로 이동하는 관객들을 위해 경사로가 설치된 출입구는 전경기장에 주출입구 한곳에 불과했다. 경사로에 장애인 관중과 비장애인 관중이 뒤섞일 경우 장애인들의 이동에 어려움이 예상됐다. 2층 관중석으로 향해야할 장애인용 엘리베이터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휠체어 장애인이 2층 관중석으로 가기 위해서는 단 하나뿐인 경사로를 통해 이동한 후 자신의 자리를 찾아 경기장을 빙 둘러가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비장애인과 장애인 사이의 장벽을 걷어내는 '배리어 프리(barrier free)'는 허울좋은 말이 아닌 실천이어야 한다. 이미 테스트이벤트가 시작된 만큼, 직접 '휠체어' 답사 및 전문가 검증을 통한 장애인 이동권 확보가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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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최문순 강원도지사 역시 축사를 통해 패럴림픽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스스로 "패럴림픽에 대해 많이 배우고 있다"고 했다. "외국에서는 패럴림픽을 올림픽과 별개의, 중요한 행사로 치르고 있다. 내년 강원도는 평창올림픽과 평창패럴림픽을 같이 개최한다. 여기 계신 도민 여러분도 꼭 '수호랑(평창올림픽 마스코트)'과 '반다비(평창패럴림픽 마스코트)'를 같이 달아달라"고 당부했다. "딱 370일 남았다. 올림픽과 똑같은 열정으로 세계 최고의 패럴림픽을 치러내자"고 독려했다.
장애인 스포츠의 수준은 그 나라의 수준이다. 평창동계패럴림픽이 중요한 이유다. 1998년 서울올림픽이 20세기 대한민국을 바꾸어놓았듯, 2018년 평창패럴림픽이 21세기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꿔놓을 것이다.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뛰어넘는 의식의 전환, 적극적 투자, 진정성 있는 실천이 필요한 때다.
강릉=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