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에서 싹 못 틔운 이한도 "광주선 빛 좀 봐야죠"

임정택 기자

기사입력 2017-02-13 21:16


이한도가 지난달 27일(한국시각) 포르투갈 알가브의 알부페이라 무니시팔 경기장에서 진행된 광주 전지훈련 중 공을 옆구리에 낀 채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광주에선 빛 좀 봐야죠."

광주는 '유망주의 요람'이다. 매년 어린 선수들을 발굴, 준척급 선수로 성장시켰다. 과거 이승기(전북) 박기동(수원)도 광주에서 성장했다. 김호남 여 름(이상 상주) 이찬동(제주)도 광주를 거치며 큰 선수들이다. 또 한명의 '새싹'이 광주에서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있다. 주인공은 이한도(23)다.

이한도는 '될 성 부른 떡잎'이었다. 수원고-용인대를 거친 이한도는 2015년 U리그 왕중왕전 최우수선수(MVP)에 빛나는 유망주였다. 중앙수비수와 최전방 공격수를 오가는 전천후 활약으로 용인대를 U리그 정상으로 견인했다.

K리그 클래식 '거함' 전북이 이한도를 주목했다. 이한도는 2016년 전북에 입단했다.

하지만 프로의 세계는 냉정했다. 이한도에게 출전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클래식 무대를 밟지 못한 채 1년이 훌쩍 지나갔다. 선배들이 2016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우승을 차지했지만 이한도는 웃을 수 없었다. 이한도는 "정말 힘들었다. 최강 전력을 갖춘 전북에서 당연히 어려운 주전 경쟁을 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며 "하루하루가 자책의 연속이었다"고 회상했다.

씁쓸한 겨울을 보내던 이한도에게 남기일 광주 감독이 손을 내밀었다. 이한도는 망설이지 않았다. 그렇게 올 겨울 광주로 이적했다. 이한도는 "나를 원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말 놀랍고 감사했다"고 했다.

광주의 전력은 분명 전북보단 한 수 아래다. 그러나 이한도에게 주전이 보장된 것은 아니다. 이한도는 "이적하고 처음엔 기분이 좋았지만 시간이 가면서 초조하기도 하고 부담도 됐다. 광주에도 뛰어난 선수들이 많아 '내가 잘 이겨낼 수 있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털어놨다.

포르투갈 전지훈련에 합류한 이한도는 빠르게 입지를 다졌다. 그는 오스트리아 빈, 샤흐타르 도네츠크, 벤피카 B팀 등 유수의 유럽 팀들과의 연습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이한도는 "훈련도 힘들고 연습경기도 녹록지 않았다. 그런데 정말 재미있었다. 유럽 팀들과 붙으면서 느낀 게 많다. 개인 기량이 확실히 뛰어났다"면서도 "하지만 광주도 크게 밀리지 않았다. 앞으로 호흡을 더 맞추면 클래식 무대에서도 충분히 좋은 경기력을 선 보일 것 같다"고 말했다.


광주에서 맞이하는 2017년, 이한도에겐 무척 중요한 해다. 이한도는 "전북서 화려하게 시작했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만약 광주에서도 가치를 입증하지 못하면 그저 그런 선수로 전락할 것"이라며 배수의 진을 쳤다. 이어 "잘 이겨낼 자신이 있다. 그만큼 독기가 올랐다. 광주의 6강 진입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이한도가 좋은 선수라는 것도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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