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식-이상수가 해냈다! 그랜드파이널 男복식 우승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6-12-11 22:55


이상수-정영식조  사진 출처=더핑퐁 안성호 기자

'영혼의 브라더' 정영식(미래에셋대우)-이상수(삼성생명) 조가 2016년 그랜드파이널 남자복식에서 값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1일 밤(한국시각) 정영식-이상수조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16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 그랜드 파이널 남자복식 결승전에서 일본의 모리조노 마사타카-오시마 유야 조를 4대2(5-11, 2-11, 12-10, 11-9, 11-7, 11-4)로 물리쳤다. 상대의 허를 찌른 대역전 우승이었다.

첫세트를 5-11, 2세트를 2-11로 무기력하게 내줬지만 3세트를 12-10 듀스접전끝에 가져오며 분위기를 되돌렸다. 자신감이 살아난 이들의 손발이 척척 맞아들기 시작했다. 이상수의 '닥공(닥치고 공격)', 정영식 특유의 끈끈한 리시브가 살아났다. 중국 슈퍼리그 진출 후 한층 강해진 정영식의 포어드라이브도 잇달아 작렬했다. 4-5세트를 잇달아 따내며 세트스코어를 3-2로 되돌렸다. 마지막 6세트는 명불허전이었다. 실력에서도, 팀워크에서도, 파이팅에서도 일본을 완전히 압도했다. 이상수의 예리한 미들 공격이 잇달아 맞아들었다. 이상수, 정영식이 번갈아 때리는 파워 드라이브에 일본 에이스들이 휘청였다. 결국 11-4로 마지막 세트를 가져오며 역전우승을 완성했다.

탁구명가 내동중-중원고 선후배인 정영식과 이상수는 소문난 태릉연습벌레다. 자나깨나 탁구 생각, 탁구 이야기뿐이다. 한국탁구의 세대교체기, 대선배 '깎신' 주세혁과 함께 리우올림픽 대표로 발탁된 후 누구보다 많은 눈물과 땀방울을 흘렸다. '4단식-1복식'으로 구성되는 올림픽 경기의 복식조로서 반드시 1포인트를 잡아내야한다는 책임감으로 쉴새없이 손발을 맞췄다. 2013년 폴란드오픈 우승 이후 리우의 해인 올해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 코리아오픈에서 3번의 준우승을 기록했다. 코리아오픈 4강에선 '세계 최강' 중국의 마롱-판젠동조를 3대2로 꺾으며 파란을 일으켰다.

그러나 생애 첫 리우올림픽은 잊지못할 경험이자 진한 아쉬움이었다. 4강에 올랐지만, 그토록 간절하던 메달은 따내지 못했다. 그러나 엄청난 연습량은 도망가지 않았다. 올시즌 마지막 공식 국제대회, 월드투어 최강자들이 총출동한 왕중왕전, 그랜드파이널스에서 이들은 기어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우승이 확정된 순간, 서로를 뜨겁게 포옹했다. 그간의 노력을 보상받았다.

정영식은 "상수형이 마지막에 너무 잘해줬다"며 파트너 이상수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상수는 "미스가 많았는데 영식이가 너무 잘 버텨줘서 정말 든든했다"고 화답했다. "리우올림픽 끝나고 영식이와 처음 복식을 했는데 그래도 뭔가 했었던 게 남아있어서 좀더 뿌듯하기도 하고 더 좋았다"며 웃었다. 정영식 역시 "올림픽 때 상수형이랑 복식을 정말 열심히 준비했는데 메달을 못따서 아쉬웠다. 이번에 금메달을 따게돼 정말 기쁘다"고 했다. 정영식은 남자단식 4강 진출에 이어, 남자복식 금메달을 목에 걸며 리우 이후 놀라운 성장세를 결과로 입증했다.

한국 복식조가 그랜드파이널에서 우승한 것은 2001년 톈진대회 김택수-오상은 조, 2014년 방콕대회 조언래-서현덕조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스포츠기자의 현장 생중계 '마감직전 토토' [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