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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프랑스)=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의미있는 과정들을 지켜봤다. 그리고 결과도 만족스러웠다. 무엇보다도 큰 감동이 있었다. 11일과 12일 프랑스 파리 어코르호텔 아레나에서 2016~2017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4차대회 트로피 데 프랑스가 열렸다. 이 현장에서 박소연(19·단국대)의 부활을 직접 취재한 것은 행운과 감동이 넘쳤다.
취재 과정 자체가 행운이었다. 시기가 맞아떨어졌다. 영국 런던에서 손흥민(토트넘) 기성용(스완지시티) 이청용(크리스탈팰리스)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주로 취재하던 중이었다. 2016년 마지막 A매치 휴식기와 겹쳤다. 시간이 났다. 런던에서 파리까지는 기차로 2시간 반 남짓. 11일 아침 현장으로 달려갔다.
박소연은 1997년생 '김연아 키드'의 선두주자다. 2014년 일본 사이타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76.61점으로 6위에 올랐다. 김연아 외 한국 선수 최고 성적이었다. 2014~2015시즌부터 2016~2017시즌까지 3시즌 연속 그랑프리 시리즈 2개 대회 출전에도 성공했다.
최근 부진했다. 안에서는 후배들에게 밀렸다. 1월 열린 전국종합선수권에서 유 영(12·문원초) 최다빈(16·수리고) 임은수(13·한강중) 김예림(13·도장중)에 밀려 5위에 그쳤다. 10월 회장배 랭킹전에서는 쇼트 1위를 차지했다. 자존심을 세우는 듯 했다. 하지만 쇼트에서 실수를 연발했다. 4위로 마감했다.
밖에서도 좋지 않았다. 3월 열린 미국 보스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18위에 머물렀다. 8월과 9월에 출전한 B급 대회인 아시안트로피, 롬바르디아 트로피, 네벨혼 트로피에서도 제 실력이 나오지 않았다. 10월 그랑프리 1차대회인 스케이트 아메리카에서도 부진했다. 합계 161.36점으로 8위에 머물렀다. 박소연을 향한 주위 시선은 예전보다 싸늘했다.
11일 쇼트프로그램에서 반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64.89점을 기록했다. 개인 최고 점수였다. 그의 얼굴에서 환한 미소가 피었다. 백스테이지로 들어온 뒤 세부 채점표를 확인했다. 발을 동동 구르며 좋아했다. 프리스케이팅에서만 잘 마무리하면 됐다. 끝까지 연습에 매진한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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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박소연은 최초로 아사다 마오(26·일본)도 제쳤다. 아사다는 합계 161.39점으로 9위에 그쳤다. 쇼트와 프리 모두에서 실수를 연발했다. 특히 프리스케이팅에서는 100.10점에 그쳤다.
경기 후 박소연을 만났다. "한참 컨디션이 떨어졌을 때가 있었다. 끌어올리기 너무 힘들었다. 그 시기가 내게는 너무 힘든 시간들이었다"고 어려웠던 때를 회상했다. 이어 "그래도 잘 견뎌내려고 노력했다. 더욱 더 운동을 열심히 하려고 했다. 시즌 중 좋은 성적을 하나 얻어가게 돼서 기쁘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정말 어려웠던 시간. 그는 견디고 또 견뎠다. 그리고 다시 부활을 알렸다. 박소연의 피겨 인생에서 프랑스 파리는 '새로운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