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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체육회의 초대 회장을 뽑는 제40대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서서히 윤곽을 나타내고 있다.
아직 본격적인 선거 시즌이 되지 않아 명확한 후보군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체육계에서는 자천타천으로 3파전이 유력할 것이란 전망이다.
리우올림픽의 성과와 과제를 결산하고 생활체육을 기반으로 한 엘리트 육성 등 한국 스포츠를 선진국형 시스템으로 혁신하는 밑그림을 지휘할 인물을 뽑는 중차대한 과정이다.
그동안 유력한 후보로 점쳐졌던 강영중 대한체육회 공동회장(67)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선거 구도가 다소 요동쳤다. 지난해 3월 국민생활체육회장으로 선출된 강 회장은 "국민생활체육회장으로서 통합체육회의 공동회장을 맡아 통합체육회가 완성될 때까지 헌신하려고 했을 뿐 통합체육회장에는 뜻이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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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회장뿐 아니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최태원 대한핸드볼협회장, 방 열 대한농구협회장 등 유력한 예상자들도 출마할 수 없게 됐다. 대한체육회 규정상 체육회 회장을 포함한 임원, 회원종목단체 및 시·도체육회 회장 또는 임원 등이 통합체육회장 선거에 나오려면 선거운영위원회가 구성되기 전에 사퇴해야 한다. 이들은 지난 26일 대한체육회 이사회에서 선거운영위를 구성하기 전까지 사퇴하지 않음으로서 통합 회장 불출마 의사를 내비친 셈이다.
이에 따라 체육계에서는 이기흥 전 대한체육회 부회장(61), 전병관 경희대 교수(61)를 유력한 후보로 거명하고 있다. 당초 방 열 회장을 포함한 '빅3'의 대결이 예상됐지만 방 회장이 농구협회를 고수함에 따라 2명으로 좁혀졌다. 한 체육계 관계자는 "통합체육회 출범(3월)때부터 줄곧 거명됐던 오지철 전 문화관광부 차관도 있지만 출마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볼리비아 올림픽위원회 스포츠 대사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뉴욕협의회 회장을 지낸 장정수씨(65)가 '다크호스'로 등장해 3자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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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적극적인 이는 장정수 전 대사다. 그는 오는 31일 서울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통합체육회장 출마를 공식화할 예정이다. 장 전 대사는 서울 동북고-한양대 체육과를 거친 유도인 출신으로 볼리비아 유도대표팀과 베네수엘라 카라보보 국립대 유도팀 감독을 지내는 등 주로 해외에서 유도 보급에 힘써왔다. 세계적인 금융그룹인 악사(AXA Equitable)에서 금융 재정전문 컨설턴트로 일하기도 한 장 전 대사는 미국 사회에 기여한 공로로 미 하원으로부터 한국인 최초로 이름을 딴 기념일(장정수의 날·7월17일)을 제정받아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7년 전 미국 이민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와 국내 생활체육 유도 전도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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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관 교수는 국민생활체육회 부회장이던 작년 3월 국민생활체육회 회장 선거에 출마해 강영중 회장과 경쟁했던 경험이 있다. 당시 선거에서 강 회장은 총 139표 중 82표를 획득해 당선됐고, 전 교수는 57표를 얻어 낙선했다. 전 교수는 과거 한국체육학회장직을 맡고 있을 때 체육회 통합과 관련해 "정부(문체부)가 직접 나서서 통합 및 조정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역설한 적이 있다.
이밖에 이건희 삼성 회장의 사위인 김재열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국제부위원장과 이연택 전 대한체육회장 등이 거명되지만 가능성은 희박하다. 김재열 부위원장은 평창동계올림픽이 임박했고, 이연택 전 회장은 한 번 거쳐간 인물이다.
대한체육회가 선거운영위원회를 구성하고 공명선거 추진 결의대회를 개최함으로써 통합 회장 선거전은 사실상 시작됐다. 어떤 인물이 검증대에 오를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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