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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불꺼진 리우올림픽 성화, 이제 평창을 향해 달린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6-08-22 13:08


21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폐막식에서 성화위로 오륜기가 펄럭이고 있다. /2016.8.21/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H

남미 대륙에서 첫 개최된 2016년 리우올림픽이 폐막됐다.

열이레 동안 지구촌을 웃고, 울렸던 올림픽 성화는 이제 한반도를 향해 달린다. 하계올림픽의 끝은 동계올림픽의 시작이다. 차기 하계올림픽 개최지는 2020년 도쿄지만 다음 올림픽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이다. 전 세계는 이제 강원도를 향해 말을 갈아탄다. 한국이 올림픽을 개최하는 것은 하계 대회였던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이다. 아시아 국가로는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동계올림픽을 개최하게 된다. 일본은 1972년 삿포로와 1998년 나가노에서 두 차례나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바 있다.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은 21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미디어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리우올림픽이 끝나고 이제 평창올림픽의 차례가 왔다. 77주 후에 지구촌 스포츠 축제가 평창의 눈과 얼음에서 펼쳐진다"며 "한국은 1988년 서울올림픽, 2002년 한-일월드컵,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등 국제 스포츠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온 저력이 있다. 평창올림픽도 기존의 경험이 밑바탕 돼 최고 수준으로 치르겠다"고 밝혔다.


8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이네루 코파카바나 해변에 5G 홍보를 위해 마련된 2018 평창동계올림픽 KT부스를 찾은 현지주민들과 관광객들이 VR 스키점프대에서 뿌리는 인공눈을 보며 즐거워하고있다. /2016.8.8/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P
평창올림픽은 2018년 2월 9일 개막, 25일까지 열린다.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 이어 리우에서도 예행연습을 했다. 조직위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지식전수 프로그램을 활용, 선수촌과 수송, 숙박, 의무 등 35개 부서에 71명을 파견했다. 9월 7일부터 개최되는 패럴림픽에도 30여명이 참가한다. 이밖에도 리우 조직위 실무자와 동행, 대회 운영 경험을 습득하는 프로그램과 실제 리우올림픽 기간 동안 자원봉사로 활동하며 관련 업무 경험을 쌓는 자원봉사 프로그램에도 참여했다. 평창 홍보를 위해서도 뛰었다. 브라질 리우 코파카바나 해변에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관을 마련했다. 7일 개장 이후 약 14만명이 방문했다.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조직위원장(가운데)이 4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컨퍼런스홀에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준비상황 등에 대해 내.외신기자들에게 브리핑을 하고 있다.왼쪽은 김재열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 부위원장. 오른쪽은 여형구 사무총장/2016.8.4/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A
그러나 겉보다는 속이 중요하다. 77주는 결코 긴 시간이 아니다. 리우는 개막을 코앞에 두고도 몇몇 경기장과 주변시설의 공사가 끝나지 않아 애간장을 태웠다. 평창의 경기장 건설은 뒤늦게 속도를 내고 있지만 완벽한 사전 준비란 측면에서 곱씹어 봐야 할 부분이다. 첫 만남부터 페인트 냄새가 진동할 경우 신뢰 회복은 쉽지 않다.

하드웨어는 기본이고 소프트웨어도 중요하다. 리우는 즐길거리, 먹거리, 볼거리 등 문화가 존재하지 않았다. 선수들은 물론 손님들도 갈 곳이 없었다. 축제 분위기를 느끼기에는 2% 부족했다. 평창은 더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30년 전 서울올림픽과 한 세대가 지나 열리는 평창올림픽이 함께 숨을 쉬어야 한다. 대한민국의 브랜드 가치 상승으로 연결돼야 한다.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 마련은 필수다.

사람도 중요하다. 올림픽의 얼굴은 역시 자원봉사자다. 하지만 리우의 경우 '언어 장벽'이 높게 드리워졌다. 친절했지만 의사소통에 애를 먹었다. 영어 구사가 가능한 자원봉사자를 찾기 위해 몇 단계를 거쳐야 했다. 평창 조직위는 지난달 1일부터 자원봉사자 모집을 시작했다. 자원봉사자 규모는 2만2000여명이다. 내년 2월까지 선발 절차를 마친 뒤 3월부터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자원봉사자 선발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이 위원장이 "리우 조직위원회의 협조로 경기장의 뒷골목은 물론 선수촌 구석구석까지 돌아봤다. 이번 올림픽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평창 올림픽에서 되풀이하지 않도록 참고하겠다. 무엇보다 자원봉사자들의 언어 소통 능력이 절실하다는 것도 좋은 교훈이었다"고 말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이제부터는 시행착오가 없어야 한다. 감사원은 지난달 평창동계올림픽의 사업비가 2200억원 이상 부족하고 일부 경기장의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예산의 경우 리우의 '저예산 개회식'을 거울로 삼을 필요가 있다. 리우 개회식은 역대 최저급 예산으로 세계인의 감동과 찬사를 자아냈다. 개회식 예산은 2012년 런던 대회의 4200만달러(약 460억원)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저비용 고효율'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이 위원장은 "11월부터 내년 4월까지 계속적으로 치러질 테스트이벤트를 통해 조직위의 올림픽 준비태세를 최종 점검할 것이다. 올림픽에서 스포츠를 통한 평화 확산과 IT 최대 강국으로서의 한국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우리의 열정에 관심을 가지고 2018년 2월 평창에서 다시 만나자"고 했다.

이제 평창이다. 77주 후에 성화에 다시 불이 켜진다. 조직위, 개최도시, 정부 그리고 온국민이 하나가 돼야 성공적인 올림픽을 치를 수 있다. 평창올림픽은 분명 대한민국에는 새로운 도약을 위한 기회의 장이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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