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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정영식 "1회전 역전승, '할수있다' 되뇌였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6-08-18 03:20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2016년 리우올림픽을 통해 남자 탁구 샛별로 떠오른 정영식(24·미래에셋대우)은 4년 뒤 설욕을 다짐했다.

정영식은 17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리우센트로 파빌리온3에서 가진 독일과의 2016년 리우올림픽 탁구 남자 단체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1회전 단식에서 접전 끝에 바스티안 슈테거를 꺾고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3회전 복식에선 이상수와 호흡을 맞춰 풀세트 접전을 펼치는 등 투혼을 발휘했다. 하지만 한국은 정영식이 1회전 단식을 잡은 뒤 내리 3회전을 내주면서 게임스코어 1대3으로 패하며 동메달 획득을 이뤄내지 못했다.

정영식은 경기 후 "내게 너무 많은 관심을 주셨다. 메달로 보답하고 싶었다. (1회전) 단식을 잡았는데 (3회전) 복식을 이기지 못했다"고 아쉬워 했다. 그는 "1회전에선 슈테거에게 자신감이 있었다. 전에 한 번 이겼던 선수라 '내가 못 이기면 힘들어지겠다'는 생각에 나 스스로 부담감이 컸다. 중국 선수들과 할 때보다 더 긴장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1회전 5세트서 뒤지고 있을 때) 펜싱 박상영이 '할 수 있다'를 외치는 모습을 봤다. 박상영이 두 번 외친 걸 보고 나는 세 번 외쳤다"며 "8-9서 실수를 할 때 '졌다'는 생각이 들다가 박상영의 '할 수 있다'가 떠올랐다. 단식 승리는 하늘이 도운 결과"라며 "몸이 저절로 볼을 치더라. 그러다보니 엣지도 들어갔다. 너무 정신이 없어 '여기서는 이기려 하는거보다 머리 잘 쓰는 사람이 이기는 것'이라는 생각에 머리싸움을 하고자 했다. 졌다고 생각하다 극적으로 이기다 나도 모르게 바닥에 누웠다"고 털어놓았다. 3회전 복식을 두고는 "5세트 9-9에서 실수를 한 게 너무 아쉽다. 지금도 떠오른다"며 "힘이 많이 들어갔던 것 같다. 랠리를 가게 되면 불리하니까 앞에서 끝내야 한다는 생각에 계속 힘이 들어갔다. 득점을 하려다 실수가 많았다. 자꾸 멘붕이 오려 했지만 '상대가 잘하는 것이니 내 것을 잘하자'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정영식은 리우에서 새 시대를 열었다. 넘지 못했지만 단식 16강에서 세계 1위 마롱(중국)을 상대로 2세트를 먼저 따낸 명승부를 연출했다. "정영식은 여전히 젊고 가능성이 충만한 선수다. 지난 2년간 그는 엄청나게 성장했고, 톱 레벨 경쟁자 중 한명이다. 그는 경기를 정말 잘 풀어갔고, 나를 정말 힘들게 했다." 마롱도 인정했다.

정영식은 "내게는 첫 올림픽이다. (이)상수형도 마찬가지다. 나름의 세대교체를 한 것이다. 패기 넘치게 하고자 했는데 메달을 따지 못한 게 아쉽다. 사실 첫 대회라 너무 흥분해 스스로 바보같다는 생각도 했다"면서도 "개인전-단체전에서 나름대로 냉정하게 경기를 했다는 생각을 했다. 기술적인 보완을 해야 한다는 숙제도 얻었다. 움직임을 통해 포핸드를 살려야 한다. 기회만 잡는다면 중국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여러가지 경험도 새롭게 한 만큼 다음 대회에선 좀 더 편안하게 나설 수 있을 듯 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엔 (주)세혁이형에게 많이 의지했지만, 도쿄 올림픽 때는 나머지 두 선수가 내게 의지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3회 연속 메달 획득 목표를 이뤄내지 못한 만큼 꼭 이뤄내고 싶다"고 다짐했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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