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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역전 금빛 드라마를 쓴 박상영(21·한국체대)이 고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박상영을 비롯한 펜싱 대표팀은 16일(이하 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를 떠났다. 금메달의 흥분과 벅찬 감동은 이미 내려놓은 듯 했다. "국민 여러분이 밤잠을 설치면서 응원해서 기적같은 결과가 있었다. 많은 분들이 겸손해져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하더라. 금메달은 인생의 영광이지만 한 달 뒤에는 사그라들 것이고, 1년 뒤에는 잊혀질 것이다. 4년 후에는 마음의 짐으로 돌아올 것이다. 마음의 짐이 있더라도 무거워하지 않고 꿋꿋하게 나가겠다."
20대 초반인 박상영은 걸어온 길보다 가야할 길이 더 많이 남았다. 결승에서 만난 게자 임레(헝가리)가 거울이다. 그의 나이는 42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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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영은 임레와의 결승전에서 10-14까지 몰렸다. 한 점만 내주면 끝이었다. 남은 시간은 2분23초. 바랄 건 기적 뿐이었다. 그는 '할 수 있다'고 되뇌였다. 자기 주문이었다. '47초의 기적'이 일어났다.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한 그는 5연속 득점을 기록하며 극적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절박한 상황에서 희망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꼭 이기고 싶었다. 희망을 조금이나 잡고 싶어서 '할 수 있다'를 되뇌었다"고 설명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는 좌우명도 큰 힘이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펜싱 인생에 정점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믿고 있다. 조희제 총감독은 "이번 대회 금메달은 시작일 뿐이다. 워낙 성실한 선수라 미래에 대해서도 큰 걱정이 없다"며 믿음을 나타냈다.
박상영이 만들어갈 올림픽 역사는 이제 막 시작됐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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