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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펜싱의 새로운 간판으로 떠오른 박상영(21·한국체대)은 여전히 해맑았다.
그는 리우올림픽에서 새로운 역사를 썼다. 한국 펜싱 남자 에페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상영은 15일(이하 한국시각) 에페 단체전 5위를 끝으로 리우 여정을 마감했다.
그는 '할 수 있다'고 되뇌였다. 자기 주문이었다. 했다. '47초의 기적'이었다.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한 그는 5연속 득점을 기록하며 극적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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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유쾌하고 건강한 스물한살 청년이었다. 시련도 있었다. 지난해 3월 왼무릎 전방십자인대가 탈이 났다. 전방십자인대의 경우 수술과 치료, 재활까지 최소 6개월이 소요된다. 지루한 재활의 시간을 보낸 뒤 그는 12월에 돌아왔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고 했다. 박상영이 그랬다.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다. 그래서 생각을 달리했다. 올림픽은 세계인의 축제고 즐기자는 마음으로 했다. 긴장보다는 후회없는 경기를 하자고 생각했다."
박상영은 금메달 꿈에서도 깨어났다. 현실적이었다. "국민 여러분이 밤잠을 설치면서 응원해서 기적같은 결과가 있었다. 많은 분들이 겸손해져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하더라. 인생의 영광이지만 한 달 뒤에는 사그라들 것이고, 1년 뒤에는 잊혀질 것이다. 4년 후에는 마음의 짐으로 돌아올 것이다. 마음의 짐이 있더라도 무거워하지 않고 꿋꿋하게 나가겠다."
이제 시작이다. 그는 펜싱 에페의 막내다. '무서운 막내'인 박상영은 아직 정점을 찍지 않았다. 그는 "리우올림픽 금메달은 올림픽 메달을 꿈꿔오며 지금까지 노력한 대가였다. 그러나 인생의 목표는 아니었다. 과정이다. 목표는 좋은 성적을 유지해서 펜싱 선배들처럼 3~4번 출전해서 계속해서 좋은 성적을 올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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