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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사의 강심장은 결정적인 순간 빛을 발했다.
두 차례 슛오프를 이겨낸 남자 양궁 구본찬(23·현대제철)이 기어이 2016년 리우올림픽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선 단체전에서 김우진 이승윤과 금메달을 합작했던 구본찬은 개인전까지 석권하면서 대회 2관왕이 됐다. 한국 양궁은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남녀 개인전, 단체전을 모두 석권하는 전관왕 대업을 달성했다.
고비는 4강에서도 이어졌다. 브래디 앨리슨(미국)을 만난 구본찬은 1세트부터 3세트까지 잇달아 동점을 기록하는 팽팽한 승부를 펼쳤다. 4세트에서 앨리슨이 흔들렸다. 첫 발이 8점에 그쳤다. 구본찬은 10점을 뚫으면서 분위기를 달궜다. 앨리슨이 9점을 쐈지만 구본찬이 바람에 흔들리며 7점에 그쳐 다시 균형이 맞춰졌다. 마지막 발에서 앨리슨은 9점, 구본찬은 10점을 쏘면서 드디어 흐름을 깼다.
5세트에서 앨리슨과 구본찬 모두 첫 발은 9점으로 시작했다. 두 번째 발에서 앨리슨이 엑스텐을 쐈으나 구본찬도 10점으로 응수했다. 마지막 발에서 앨리슨은 10점, 구본찬은 9점이 되면서 결국 승부는 또 다시 슛오프로 갔다. 슛오프에서 먼저 사선에 선 앨리슨은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8점에 그친 반면, 구본찬은 9점을 쏘면서 극적으로 결승에 올랐다. 늦게 사선에 섰음에도 긴장감을 떨쳐낸 강심장과 승부사 기질은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두 번의 고비를 넘긴 구본찬은 결승전에서 금빛 과녁을 쏘면서 리우의 추억을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했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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