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동반 도쿄행 원하는' 원정식 "아내 계속 설득할 것"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6-08-10 00:14


윤진희가 7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리우센트로 파빌리온 경기장에서 열린 역도 여자 53Kg급 경기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뒤 남편인 원정식 선수와 포옹하고 있다. /2016.8.7/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H

"후회없이 해서 속은 후련하다."

만족스러운 성적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후회는 없었다. 원정식은 9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리우센트로 파빌리온2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역도 남자 69㎏급 그룹B 경기에서 합계 320㎏를 들어올렸다. 인상에서 가장 늦게 출전한 원정식은 첫 번째 시기를 143㎏로 출발했다. 첫 번째 시기를 아쉽게 실패한 원정식은 2차시기에서 다시 143㎏에 도전해 성공했지만 3차시기에서 146㎏를 들어올리는데 실패하면서 세르게이 세치르(마케도니아·144㎏)에 이은 2위로 인상을 마무리 했다. 원정식은 용상에서 타이랏 분삭(태국)과 함께 가장 무거운 172㎏을 신청하면서 반전을 노렸다. 1차시기에 성공한 원정식은 여세를 몰아 2차시기에 177㎏에 도전했고 이마저도 들어올리면서 쾌조의 흐름을 이어갔다. 하지만 3차시기에 180㎏ 도전에 실패하면서 결국 인상-용상 합계 320㎏으로 경기를 마치면서 세치르(합계 322㎏)에 이은 그룹B 종합 2위로 대회를 마무리 했다.

자신의 최고기록은 326㎏에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원정식의 표정은 밝았다. 경기 후 만난 원정식은 "부상 없이 끝나서 다행이다. 좋다. 속은 후련하다"며 "올림픽은 끝났고 경기전에도 메달 떠나서 후회없이만 하자 했는데 속은 후련하다. 하지만 부상 트라우마가 있어서 아까도 주춤했다가 앉았는데 그런 것만 조심하면 된다. 편하다"고 했다.

컨디션은 나쁘지 않았다. 그는 "몸은 괜찮다. 웜업에서 몸을 풀때 90%까지 푸는데 다 성공했다"며 "하지만 체중 조절도 하다보니까 인상에서 흔들림이 좀 많았다. 후회 한다고 해서 다시 할 수 있는 것 아니니까, 잘 끝났다고 생각한다"고 웃었다. 마지막 시도에서 180kg를 신청했지만 실패했다. 그는 "성공 했으면 그룹B 1위로 올라서기에 승부를 걸어볼만 했다"며 "김독, 코치에게 미안하다. 연습 때 잘했는데 결과적으로 너무 못해서 미안하다"고 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아내 윤진희가 찾아왔다. 윤진희는 여자 53㎏급에서 기적의 동메달을 따냈다. 원정식은 "아내 왔다, 관중석에서 봤다. 숨어서 본 것 같다. 그냥 열심히 하라고 하더라"고 했다. 윤진희의 복귀를 설득한 원정식은 이번에는 동반 도쿄올림픽행을 설득 중이다. 윤진희는 기자회견에서 "됴쿄 같이 가자고 해서 때릴 뻔 했다"며 좌중을 웃겼다. 원정식은 단호했다. 그는 "벌써 맞았다. 변함없다. 아내보다 더 나이 많은 사람도 출전하더라. 충분하다"고 웃었다.

원정식은 "한국에서 마지막 훈련한 만큼 하자고 했는데 아내도 부상 없이 값진 메달을 얻었다. 후회 없이 같이 훈련했다. 그래서 만족스럽다"고 이번 올림픽을 돌아봤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그는 "좀 더 확신을 갖고 해야한다. 약간 나는 간보는 스타일이다. 될까 안될까 걱정한다. 아까도 다리 벌릴까 말까 망설였다. 4년 전만 해도 패기로 했는데 다치고 나서 몸이 진짜 좋지 않은 이상 망설인다. 이를 깨야 한다"고 했다.

올림픽은 끝났지만 그의 역도 시계는 계속 흐른다. 이번 대회는 끝났지만 여기서 전국체전을 위해 훈련에 나선다. 그리고 다시 올림픽에 도전할 생각이다. 그는 "올림픽 준비 과정이 재밌다"고 웃었다. 그의 손에는 굳은 살이 가득했다. 힘든 과정 속에서 웃는 원정식이 진짜 챔피언이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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