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싱가포르 원졍경기 앞둔 조교사들의 마음은?

신보순 기자

기사입력 2016-07-18 09:28


싱가포르 원정경기에 출사표를 던진 김순근 조교사와 파랑주의보.

오는 24일, 싱가포르 크란지경마장에서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 번 원정경주가 펼쳐진다. '파랑주의보', '트리플파이브', '올웨이즈위너'와 함께 출사표를 던진 해당 조교사들의 각오도 남다르다.

이번에 한국경주마들이 참가하는 대회는 KRA 트로피 경주다. 싱가포르의 경마 시행체인 터프클럽(Singapore Turf Club, STC)이 개최하며, 출발은 한국시각으로 24일 오후 4시50분이다. 출전두수는 총 12두며 이중 한국 경주마는 3두다.

한국마사회는 지난해에 최초로 싱가포르 오픈경주에 세 마리의 경주마를 출전시킨바 있다. 당시 '감동의바다', '노바디캐치미', '천구' 등 명마들이 경주로를 달렸다. 하지만 누구도 입상무대를 밟진 못했다. 원정에 따른 컨디션 악화, 현지 적응 실패 등이 주요 원인이었다. 그런 만큼 이번 도전을 앞두고 세 명의 조교사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도 '컨디션 조절'과 '현지 적응 훈련'이다.

'파랑주의보(미국·수·6세·레이팅 102)'로 출사표를 던진 김순근 조교사는 "재작년 일본 오이경마장에 출전할 당시 경주마의 컨디션이 너무 나빴다. 때문에 성적도 실망스러웠다"며 "이번 싱가포르 원정경주에서도 어느 정도로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입상과 관련해서는 다소 말을 아꼈다. 그는 "경주는 실제로 뛰어보기 전까진 결과를 알 수 없는 것"이라며 "다만 싱가포르 경주마들의 수준이 원체 높은 만큼 힘든 싸움이 될 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파랑주의보'의 컨디션은 썩 좋지 않은 상태다. 김 조교사는 "요 근래 컨디션이 살아나고 있었는데 검역마사로 옮긴 이후부터 밥을 좀 덜먹고 있는 것 같다"며 "아직 외부 환경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같다. 때문에 퇴근도 못하고 있다"며 걱정스런 마음을 내비췄다. 김 조교사의 목표는 승패에 연연해하기 보단 '파랑주의보'가 가진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는 것이다. 김 조교사는 "여러모로 자신 있게 입상유무를 말하긴 힘든 상황"이라며 "다만, 최선을 다해 경주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랑주의보'는 레이팅이 102로 이번 대회 출전마들 중에선 가장 높으며 경주기록도 가장 우수하다.

'올웨이즈위너(한국·거·4세·레이팅 84)'로 올해 처음 이국땅을 밟아보는 심승태 조교사 역시 컨디션 유지를 가장 먼저 언급했다. 그는 "현재 검역마사에서 훈련 중인데 적응을 잘하고 있다"며 "컨디션만 잘 유지한다면 현지에서도 좋은 기량을 보일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출전을 결심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기회가 좋았고 말의 컨디션도 좋았다"며 "단거리에 강점이 있는 말이라 마주와 함께 출전을 결심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이번에도 함께 호흡을 맞출 기수는 임 란 기수다. 둘은 지난달 펼쳐진 JRA트로피에서도 환상의 호흡을 보이며 손쉽게 우승을 차지했었다.

출전을 앞둔 심 조교사의 목표는 입상 달성이다. 그는 "원래 경주라는 게 단순히 참가하는데 의의가 있지 않다"며 "입상을 염두에 두는 게 당연하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한 "객관적으로 외국말들이 기량이 좋은 건 사실이지만, 최선을 다해 좋은 성과를 낼 생각"이라고 했다. 한편, '올웨이즈위너'는 유일한 국산마로 직전 특별경주에서 우승을 거머쥐며 1등급으로 승급한 경주마다. 올해 'JRA트로피'와 '세계일보배'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거세마이기도 하다.

원정마 중 유일한 부산말 '트리플파이브(미국·거·3세··레이팅 85)'의 라이스 조교사는 싱가포르 원정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라이스 조교사는 "싱가포르 원정 경주를 앞두고 흥분을 감출 수 없다"며 운을 뗐다. 이는 '트리플파이브'에 대한 믿음이 그만큼 강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는 "상당히 좋은 경주마로 지금껏 6번 출전해 우승 3회, 준우승 3회를 기록했다"며 "뛰어난 스피드를 가지고 있어 이번 1200m 경주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물론, 한국과 주로형태가 다르다는 점이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다. 라이스 조교사는 "알다시피 현재 국내에선 폴리트랙에서 훈련할 수 있는 곳이 없다"며 "크게 걱정하진 않지만 그래도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작전을 구상할 계획이며, 현지에서의 짧은 훈련을 통해 최고의 기량을 뽑아낼 생각"이라고 했다. 현지의 습한 날씨도 문제다. 그는 "현지 습도가 높다"며 "더군다나 원정에 따른 피로감도 걱정"이라고 했다.

반면 이점도 있다. 그는 "MRA 레이팅 90 이하만 출전이 가능하다는 점은 트리플파이브에 있어 호기"라며 "승리를 기대하진 않지만, 최선을 다해 좋은 성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이 굵직한 대상경주를 앞두고 있어 '올웨이즈위너', '파랑주의보'와 달리 기수를 현지에서 구해야 되는 상황이지만 3세마로 부담중량 이점(-3kg)이 큰 '트리플파이브'인 만큼 여러모로 기대감은 높다.

한편, 출전마들은 수출검역 일정을 시작으로 14일 출국해 15일부터 싱가포르 현지에서 적응 훈련을 받게 될 예정이다. 출전마들이 최종적으로 확정되는 것은 20일이다. 경주는 그로부터 4일 뒤인 24일 진행된다. 입국은 26일로 예정돼있다. 해당 조교사들은 실 경주를 2, 3일 앞두고 현지로 출발할 계획이다.
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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