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경영 문제로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에서 물러난 조양호 위원장(67·한진그룹 회장)의 후임으로 이희범 전 산업자원부 장관(67)이 내정됐다. 조 위원장의 사퇴 발표 반나절 만이다.
평창 조직위는 3일 "조 전 위원장의 사퇴 이후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각계 의견을 들어 이 전 장관을 위원장 후보로 내정했다"며 "이 위원장 후보는 장관부터 대학 총장, 경제단체장, 대기업 경영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경력을 가지고 있어 막바지 경기장 건설과 올림픽대회 운영 준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평창 조직위는 조만간 집행위원회와 위원총회를 열어 이 후보자를 위원장으로 공식 선임하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승인을 거쳐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한편, 조 전 위원장은 최근 불거진 한진해운 사태 수습을 위해 3일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최근 해운업계의 불황으로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한진해운은 독자적인 경영정상화가 어렵다는 판단 아래 채권단 자율협약을 신청한 상태다.
2009년 6월부터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아 평창이 3수 만에 올림픽을 유치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조 위원장은 김진선 전 평창 조직위원장의 후임으로 2014년 8월 취임했다. 재임 1년 10개월간 올림픽 개·폐막식장 이전과 한·일 분산개최 논란 등 현안들을 순조롭게 해결하며 평창올림픽 준비를 본 궤도에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 위원장은 "그간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조직위원회 모든 임직원과 하나의 팀으로 혼신의 힘을 다했다"며 "그동안 나를 믿고 열심히 따라준 조직위원회 모든 임직원에게 감사하며, 앞으로도 새로운 위원장과 함께 흔들림 없이 올림픽 준비에 매진해 줄 것을 당부한다. 그룹 경영에 복귀하더라도 평창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한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평창 조직위에 파견된 한진그룹 임직원들이 조 전 위원장과 함께 그룹으로 복귀하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왔지만, 평창올림픽이 끝날 때까지 잔류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