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국제대회 마친 손연재, 리우까지 달린다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6-04-05 21:47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가 이탈리아 에서 열린 리듬체조 월드컵 '페사로 월드컵'을 마치고 5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이탈리아 레사로 아드리아틱 아레나에서 열린 '페사로 월드컵'은 국제체조연맹 (FIG)의 2016시즌 3번째 리듬체조 월드컵으로 손연재는 곤봉, 리본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손연재는 올 시즌 출전한 국제 대회 '모스크바 그랑프리'에 이어 '에스포 월드컵', '리스본 월드컵', 페사로 월드컵까지 4개 대회 연속 메달을 획득했다. 손연재는 오는 9일 태릉 선수촌에서 열리는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한다.
인천공향=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6.04.05/

"후프 해프닝이요? 멘탈 트레이닝을 제대로 한 것 같아요."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2·연세대)가 2개월간 리듬체조 국제대회 4개를 숨가쁘게 소화하고 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국가대표 선발전을 치르기 위한 일시 귀국이다.

지난달 19~21일(이하 한국시각) 열린 국제체조연맹(FIG) 리스본 월드컵 참가 당시, 비행편에 짐으로 부친 후프가 뒤늦게, 심지어 찌그러진 채 도착해 동료 선수에게 빌려야 했던 아찔한 해프닝을 '멘탈 트레이닝' 정도로 여길 만큼 손연재는 한층 성장해 있었다. 7년차 시니어답게 담력과 배포가 크다.

손연재의 귀국길엔 자랑스러운 메달이 함께했다. 4개 대회에서 각 종목별로 고르게 메달을 수확했다. 리우올림픽을 향한 손연재의 질주에 연료가 돼줄 귀한 메달들이다.

올 시즌은 출발부터 좋았다. 지난 2월 실전 모의고사 무대인 러시아 모스크바그랑프리에서 첫 개인종합 은메달을 비롯해 후프 은메달, 볼 동메달, 리본 동메달 등 4개의 메달을 따냈다. 이후 핀란드 에스포월드컵에서 개인종합 은메달, 볼 금메달, 리본 은메달, 후프 동메달을 챙겼고, 리스본월드컵에서는 '후프 해프닝'을 겪고도 후프 동메달, 볼 은메달, 곤봉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1~3일 열린 이탈리아 페사로월드컵에서의 성과는 더 눈에 띈다. 곤봉과 리본에서 나란히 18.550점을 기록, 은메달 2개를 수확했다. 세계적인 선수들이 대거 참가해 '미리 보는 리우올림픽'이라 불렸던 대회라, 손연재의 메달 소식은 더욱 의미있게 다가온다. 개인종합의 경우 4위로 밀려나 아깝게 메달은 놓쳤지만, 개인 최고점(73.900점)을 경신하며 그간의 훈련 성과를 확인했다.

귀국길에 만난 손연재도 "이번 시즌은 느낌이 좋다. 내가 스스로 이끌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4개의 대회를 치르면서 종목별 개인 최고점을 경신한 것이 자신감의 이유다. 손연재는 "메달과 순위도 중요하지만 경기력이 조금씩 좋아지고 있어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최근에 볼 종목에서 특히 성적이 좋다. 4개 대회에서 모두 메달을 따낸 종목이 바로 볼이다. 손연재는 "불안했던 종목이라 준비를 더 많이 한 것이 성적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또 이번 시즌을 앞두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근력을 길러 체력 부담을 덜어낸 것도 도움이 됐다고 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 개인종합 5위를 기록한 손연재에게 리우올림픽은 선수로 참가하는 마지막 올림픽이다.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올림픽에 맞춰 손연재의 스케줄이 진행된다. 체력훈련과 기술보완을 병행하면서 최종 점검에 나선다. 스스로 감각을 찾았다고 생각하는 포에테 피봇 외 나머지 피봇들도 회전수를 꽉꽉 채우려 노력했다는 설명이다. 손연재는 "리듬체조는 10점에서 마이너스 감점을 해나가는 종목"이라며 "자신의 능력 안에서 실수 없이 연기를 마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올림픽을 위한 새로운 의상도 4벌 준비했다.

손연재는 올림픽 메달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월드컵 점수와 올림픽 점수는 확연히 다르다"면서 "저에게는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한다. 차근차근 준비해서 나 자신에게 후회 없이 완벽한 연기를 펼치고 나서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손연재는 9일 태릉선수촌에서 리우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을 치른 뒤 15일 러시아 훈련지로 출국한다. 5월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리는 아시아선수권에 참가하고, 7월 말에는 미리 브라질로 건너가 전지훈련을 하며 현지 적응에 나설 계획이다.


인천공항=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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