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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요? 정말 좋아요."
여자사브르 대표팀 막내 서지연(23·안산시청·세계랭킹 36위)은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에 환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26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SK핸드볼경기장에서 펼쳐진 국제펜싱연맹(FIE) 주관 SK텔레콤 펜싱 여자사브르 그랑프리에서 서지연은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결승전에서 '세계랭킹 5위' 야나 에고리안(러시아)과 맞대결을 펼쳐 10대15로 아쉽게 패했지만 1993년생 신성의 파이팅은 펜싱 코리아의 자존심을 세우기에 충분했다.
역전승의 비결에 대해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다"고 했다. 기존 월드컵 시리즈의 '1.5배' 랭킹포인트가 주어지는 안방 그랑프리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가장 자신 있는 기술을 묻자 "콩트르 아타크(cotre attaque)"락 답했다. 랭킹이 급상승하며 10위권 진입을 바라보게 됐다. 리우올림픽에 대해 서지연은 "올림픽에서도 잘하고 싶다"고 했다. 여자사브르 대표팀의 단체전 금메달 목표를 언급하자 "네! 저희 1등할 거예요"라며 방긋 웃어보였다. 어떤 선수가 되고 싶으냐는 질문엔 "좋은 선수, 훌륭한 선수요"라고 했다. 순수함과 진정성이 묻어나는 단답형 답변은 유쾌했다.
유상주 여자사브르 대표팀 코치는 '깜짝' 은메달이라는 말에 "깜짝 은메달이 아니다. 충실히 훈련하고 꾸준히 연습해온 결과"라고 했다. "지연이는 이미 작년 10월 베네수엘라 대회에서 개인전 2등을 한 선수다. 충분한 성장 가능성을 지닌 선수다. 메달도 따봐야 그 맛을 안다. 명장 아래 약졸 없다고 했는데, 이렇게 함께 나선 첫 대회에서 은메달을 따주니 내가 오히려 선수에게 고맙다. 지도자로서 러키(lucky)하다"며 웃었다. 16강전, 준결승 잇단 역전극의 비결에 대해 "펜싱에서 15점을 찌르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15점을 채우는 것이 쉽지 않다. 13점에서 방심하면 고비가 온다. 지연이가 이를 역이용해, 끝까지 득점한 것이 역전승의 이유"라고 밝혔다. "준결승에서 휴식시간 이후 무조건 공격이 아닌 수비형 공격을 택한 점도 주효했다. 일단 빠진 후 공격하는 작전을 지연이가 잘 해줬다"고 칭찬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