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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랑프리]'당찬 막내'서지연의 은메달,펜싱코리아 자존심 지켰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6-03-26 20:15



'한국 여자 펜싱대표팀 막내' 서지연(23·안산시청·세계랭킹 36위)이 안방에서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6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SK핸드볼경기장에서 펼쳐진 국제펜싱연맹(FIE) 주관 SK텔레콤 펜싱 여자사브르 그랑프리에서 결승전에서 '세계랭킹 5위' 야나 에고리안(러시아)과 맞대결을 펼쳤다. 세계랭킹 1위이자 2015년 모스크바세계선수권 결승에서 초반 0-2, 1-3로 밀렸지만 당황하지 않았다. 또박또박 따라가며 4-4 타이에 이어 5-4로 역전했다. 8-6으로 재역전을 허용한 이후 8-13까지 밀렸지만 포기는 없었다. 또다시 공격적인 서향을 이어가며 10-14까지 쫓아갔다. 10-15로 아쉽게 패했지만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기에 충분했다.

1993년생 막내 서지연은 안방에서 펼쳐진 그랑프리대회에서 자신의 기량을 200% 발휘했다. 도전자의 마음으로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특히 16강전은 명불허전이었다. '세계랭킹 2위'이자 지난대회 우승자인 올가 카를란(우크라이나)을 15대14, 한점차로 돌려세웠다. 12-14로 밀리는 상황에서도 기죽지 않았다. 잇달아 3포인트를 찔러내며 15-14 대역전승을 완성했다. 8강에서 '헝가리 에이스' 애나 마르톤(세계랭킹 10위)까지 15대12로 꺾으며 당당히 4강에 이름을 올렸다.

4강 무대에서도 역전 명승부를 펼쳤다. 특유의 빠른발로 1m80의 '그리스 톱랭커' 바실리키 부지우카(세계랭킹 14위)를 요리했다. 8-13, 무려 5점 차로 밀리던 상황, 패색이 짙었지만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잇달아 7포인트를 찔러냈다. 가슴찌르기로 14-14까지 따라붙은 후 전광석화같은 마지막 한포인트를 찔러내며 역전승했다.'그리스 톱랭커' 꺾고 결승에 올랐다. 값진 은메달을 확보했다.

기존 월드컵 시리즈의 '1.5배' 랭킹포인트가 주어지는 안방 그랑프리에서 한국 선수들의 부담감은 컸다. '막내' 서지연이 결승에 오르며 '펜싱 코리아'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지난해 10월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펼쳐진 사브르월드컵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후 5개월만에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생애 두번째 시니어 국제무대 메달을 목에 걸며, 차세대 에이스로서의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현재 세계랭킹 36위인 서지연은 이번 대회 은메달로 10위권 진입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리우올림픽 여자단체전 출전 가능성도 높였다.

서지연은 서울체중-서울체고-한체대를 거쳐 지난해 말 안산시청에 입단한 실업 1년차다. 중학교 때부터 줄곧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펜싱인들의 기대를 모아온 차세대 에이스다. 서울체고 2학년 때 전국체전에서 고등부 개인전 1위에 오른 이후 고교 랭킹 1위를 지켰고 고3때 태극마크를 달았다. 빠른 발과 기술력을 무기로 동급 최강의 기량을 과시했다. 서울체중고에서 서지연을 지도한 김승준 코치는 "지연이는 빠르고 침착하다. 욕심도 많고 성실하다. 아무리 아파도 훈련을 쉬는 법이 없다. 울면서도 운동을 쉬지 않았다. 무리하지 말라고 잡아끌어 내렸을 정도"라고 귀띔했다. 조종형 대한펜싱협회 전무이사 역시 "세계적인 톱랭커를 상대로 실업 1년차 신예 선수가 막판 역전승을 연거푸 이끌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막내' 서지연이 리우올림픽 엔트리에 '행복한 고민'을 더해주고 있다"며 웃었다.

서지연은 결승에서 세계랭킹 5위 야나 에고리안과 생애 첫 금메달을 다툰다. 에고리안은 2015년 모스크바세계선수권 우승자이자 세계랭킹 1위 소피아 벨리카야와의 한솥밥 4강대결에서 15대12로 승리하며 결승에 올랐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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