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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의 체육관엔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의 사진이 있다.
리스본의 리듬체조 팬들은 2년전 리스본월드컵에서 개인종합 우승을 비롯해 종목별 금메달을 휩쓸며 4관왕에 오른 아시아의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를 기억한다. 체육관 출입구, 체육관 내벽 등 곳곳에서 리본 연기를 하는 손연재의 사진을 마주칠 수 있다. 남유럽의 어느 시민체육관에 대한민국 스포츠스타 손연재의 기념사진이 걸려 있다는 것은 생각할수록 신기한 일이다.
개인종합 예선 둘째날,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곤봉 리드믹스텝에서 실수가 있었다. 리본 역시 꼬이고, 놓치는 실수를 연발했다. 17.450점에 머물렀다. 첫날 중간순위 3위였던 손연재가 막판 역전을 허용하며 이스라엘 베테랑 네타 리브킨에게 개인종합 메달을 내주고 말았다.
마지막 종목별 결선, 손연재는 강해졌다. 리본을 제외한 후프, 볼, 곤봉 3종목에 나섰다. 당차고 야무졌다. 첫종목인 후프 첫 순서로 등장해 깔끔한 연기로 18.500점을 찍었다. 볼에선 18.550점으로 최고점을 경신했다. 곤봉에서도 또다시 최고점 18.550점을 받아내며 2위에 올랐다. 놀라운 집중력을 선보였다. 종목별 결선 3종목에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휩쓸었다. 볼에선 알렉산드라 솔다토바의 연기가 압도적이었다. 올시즌 첫 19.000점을 찍었다. 리잣티노바가 수구를 2번이나 놓치며 16.050점 최하위로 처졌다. 손연재가 2위에 올랐다. 곤봉 은메달은 아쉬웠다. 이번엔 솔다토바가 수구를 놓치는 실수를 범했다. 리잣티노바가 18.600점을 찍으며 손연재는 0.05점차로 금메달을 놓쳤다. 이날 종목별 결선 3종목에서 손연재는 모두 18.500점 이상을 기록했다. 3종목에서 실수하지 않은 건 손연재가 유일했다.
전날의 불운, 컨디션 난조를 떨쳐내고, 반전을 이뤄냈다. 시니어 7년차에 진화와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것은 혹독한 노력의 성과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