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2016년 K리그 '흥행예감' 장밋빛 청신호 10가지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6-03-20 18:14


전북 현대와 FC서울의 프로축구 개막전이 1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많은 관중이 들어찬 가운데 양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나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전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3.12/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016년 시즌 300만 관중 돌파를 목표로 삼았다.

목표 관중수는 K리그 클래식과 챌린지(2부리그)를 합한 것으로 지난해 212만5644명보다 41.1% 증가한 수치다.

이 가운데 클래식 1경기당 평균 관중 목표는 1만명으로 지난해(7713명)보다 29.7% 상향됐다. 이런 목표를 향한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의 출발은 좋다.

지난 1라운드 6경기에서 총 8만3192명이 입장했다. 경기당 평균 1만3865명으로 연맹 목표치를 일단 넘었다. K리그가 '꿈의 300만'을 이루기 위해서는 팬들의 관심 즉, 흥행이 우선돼야 한다.

이제 시작했을 뿐이다. 앞으로 한 시즌간 갈 길은 멀지만 K리그의 목표가 한낱 '꿈'에 지나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이 보인다. 청신호들이 있기 때문이다.

서울-전북 절대 2강 구도

전북은 역대 최고의 겨울을 보냈다. 김보경 이종호 김창수 고무열 최재수 등 국가대표급 선수를 쓸어모았다. K리그 내 적수는 없어보였다. 유일한 대항마 FC서울이 떠올랐다. '골신' 데얀이 가세했고 신진호 주세종 등 알짜배기 선수들로 전력을 끌어올렸다. 첫 충돌에선 전북이 웃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이 두 발 물러섰다. 변칙 스리백 카드를 꺼내들었다. 전략도 다소 수비적이었다. 그러나 'K리그판 엘 클라시코' 인기는 수치로 증명됐다. K리그 개막전 때 전주성에 들어찬 관중은 3만2695명이었다. 전북의 홈 개막전 최다 관중 신기록이다. 전북과 서울은 올 시즌 네 차례 맞대결 외에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와 FA컵에서 만날 가능성도 있다. K리그 리딩클럽의 대결은 팬들의 가장 큰 관심사다.

이동국 K리그 최초 70-70클럽 달성


팬들에게 '대박이 아빠'로 더 유명해진 '라이언킹' 이동국(37·전북)은 '기록의 사나이'다. 2012년 3월 3일을 기점으로 매년 K리그 개인 통산 최다골(180골)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이동국은 K리그에서 골과 동의어로 통한다. 또 하나의 대기록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K리그 역대 최초 70-70 클럽 가입이다. 이동국은 현재 66도움을 기록 중이다. 4도움만 올리면 70-70클럽 가입 1호가 된다. 전혀 조급하지 않다. 경쟁자가 없다. 기록 달성에 가장 근접했던 몰리나(68골-69도움)가 2골-1도움, 에닝요(81골-66도움)가 4도움을 남겨 놓고 K리그를 떠났다.

돌아온 이정협 또다른 황태자는?

2015년 슈틸리케호의 '핫가이'는 단연 '군데렐라' 이정협(25·울산)이었다. K리그 챌린지 상주에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눈을 사로잡아 A대표팀의 원톱 문제를 해결시켰다. 부상을 딛고 울산에서 새출발하는 가운데 슈틸리케호에도 재입성했다. 이정협의 뒤를 이어 K리그 흥행을 책임질 주인공은 누가 될까. 권창훈(22·수원)과 이재성(24·전북) 그리고 황의조(24·성남)가 될 가능성이 높다. 권창훈 이재성은 지난해 K리그와 A대표팀을 병행하면서 최고의 해를 보냈다. 황의조는 이들보다 더 업그레이드 된 듯하다. 미디어데이에서 감독들 영입대상 1순위로 꼽히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황의조는 이정협의 포지션 경쟁자다.

아-데-박 트리오

FC서울의 아드리아노-데얀-박주영을 지칭하는 '아-데-박'은 올 시즌 최강의 공격 트리오를 상징하는 키워드로 떠올랐다. 데얀이 복귀하고 박주영이 지난해 부상으로 고생하다가 회복세로 새 시즌을 맞으면서 이런 신조어가 탄생했다. 그럴 만하다. 이들의 위력은 ACL에서 이미 검증됐다. 서울이 ACL 3경기에서 무려 14골을 폭발시키는 동안 아드리아노(9골-2도움), 데얀(2골-2도움), 박주영(1도움)이 제몫을 했다. 대전 시절부터 검증된 아드리아노에 데얀과 박주영이 가세함으로써 크게 강화된 서울의 화력이 이제 K리그에서 어떤 폭발력을 이어나갈지 초미의 관심사다.

풍성한 더비

K리그에도 진정한 의미의 더비가 생겼다. 수원FC가 K리그 클래식으로 승격하면서 수원 삼성과의 '수원 더비'다. 다른 요소가 충돌할 때에도 더비라는 개념이 성립된다. K리그에는 '세계 7대 더비' 중 하나가 있다. 바로 서울과 수원의 슈퍼매치다. 평균 4만명, 매 경기 구름관중이 몰리는 K리그 흥행보증 수표다. 또 울산과 포항은 '동해안 더비', '7번 국도더비', '영남 더비'로 불린다. 여기에 포항-전남의 '제철가 더비', 전북과 울산의 모기업을 딴 '현대가 더비'도 꽤 치열하다. 예년보다 열기가 약해졌지만 전북-전남의 '호남 더비'도 오랜 K리그의 더비 중 하나다. 제주-전남-인천은 1970년생 동갑내기 조성환, 노상래, 김도훈 감독의 인연으로 새롭게 '절친 더비'를 이뤘고 수원FC와 성남의 '깃발 더비'도 재미를 더한다.

중국에 밀리지 않는 ACL K리그 파워

중국 슈퍼리그 구단들은 '축구굴기(축구로 일으켜 세우다)'에 맞춰 월드클래스급 선수들을 싹쓸이 했다. 유인책은 돈이었다. 아시아축구연맹에 따르면, 이번 겨울 중국 구단은 2억5890만유로(약 3468억원)의 이적료를 쏟아부었다. 세계 최대 축구시장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뛰어넘는다. 그러나 많은 돈은 역시 일부 선수들에게 쏠려있다. 외인이다. 축구는 단체 종목이다. 국내 선수들의 경쟁력만 따졌을 때 K리거가 아직 중국 선수들을 앞서있다. 서울과 전북이 ACL 조별리그에서 잘 보여주고 있다. 축구를 대하는 자세, 개인기, 축구 센스 등 많은 요소에서 K리거가 더 프로의 냄새가 난다. ACL 무대에서도 '공한증'이 존재한다.

펄펄나는 이적생 친정팀에 비수?

올 시즌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굵직한 이적생들이 많다는 점이다. 김신욱(울산→전북) 정조국(서울→광주) 양동현(울산→포항) 김호남(광주→제주), 티아고(포항→성남) 등이다. 이들 모두 과거에 한가락했던 공격수다. 정조국이 포항과의 1라운드에서 멀티골을 터뜨린 것을 비롯해 김신욱과 티아고가 각각 초반부터 득점포를 가동했다. 여기에 해외리그에서 돌아온 정 운(제주) 권한진(제주) 김정현(광주)도 골행진에 가세했다. 이적생들의 활약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친정팀에 비수를 꽂거나 '박힌 돌'을 위협하기도 하는 이적생에 쏠리는 눈길은 자꾸 늘어만 간다.

부산-대구발 승격 전쟁

혼돈의 챌린지 리그는 클래식의 생존 경쟁 못지 않다. 대표적으로 부산-대구가 양강 체제를 구축해 승격 전쟁에 불을 뿜는다. 기업구단 최초로 챌린지 강등의 수모를 겪은 부산, 2015시즌 다득점에서 상주에 밀려 클래식 직행권을 놓친 대구는 그만큼 맺힌 한도 많다. 부산은 재창단 수준으로 선수단을 대폭적으로 개편하고 외국인 선수 4명(아시아쿼터 포함)을 빵빵하게 채우는 등 챌린지의 '전북'이라 자칭한다. 선수육성의 귀재 조광래 사장이 이끄는 대구는 홍정운(올림픽대표팀) 박한빈 정치인(이상 19세이하 대표팀) 등 국가대표를 배출하는 등 새로운 '조광래 유치원'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업그레이드된 흥행성지 수원

수원은 전통의 K리그 흥행 '성지'다. 수원 삼성과 FC서울의 '슈퍼매치', 최강 전북과의 '선두매치'가 열릴 때면 수원월드컵경기장은 항상 뜨겁게 달아올랐다. 해마다 발표되는 구단별 관중 집계에서 수원은 최고의 흥행 도시임을 입증하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그런 수원이 올해 더 뜨겁게 달아오른다. 흥행 성지를 업그레이드시킨 이는 챌린지에서 승격한 수원FC다. 수원FC는 '한국판 레스터시티'를 꿈꾼다. 시작부터 나쁘지 않았다. K리그 사상 최초로 '수원 더비'라는 같은 지역 전선이 탄생했다. 게다가 수원FC는 옆동네 같은 시민구단 성남과 '깃발' 라이벌 구도를 만들었다. 이래저래 수원의 흥행 온도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

올림픽 특수도 있다

2016년 리우올림픽을 앞둔 올림픽대표팀의 태극전사 대부분은 K리그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젊은 K리거들이 세계 최초로 8회 연속 올림픽 진출의 쾌거를 달성하며 예열을 마쳤다. 8월 올림픽 본선에 앞선 평가전 등 본격적인 올림픽 시즌에 들어가면 축구 열기는 한층 달아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권창훈 박용우(서울) 문창진(포항) 김동준(성남·GK) 등 소속팀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하는 '신태용의 아이들'이 올림픽 분위기를 K리그로 전달하는 전도사 역할을 한다. 여기에 2018년 러시아월드컵을 준비하는 '슈틸리케호'의 행보도 이어져 '빅이벤트' 특수를 도울 수 있다. 이밖에 대한축구협회와 프로축구연맹이 공동 마케팅을 통해 K리그 TV 중계를 늘린 것도 흥행에 긍정 요소다.
최만식,김진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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