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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샛별'의 깜찍 발랄한 모습에 입가는 절로 미소가 춤을 췄다.
'꽃중의 꽃'은 초등학교 6학년생인 유 영(12·문원초)이었다. 시상식장을 '들었다 놨다'하며 연신 어른들의 마음에 큐피드 화살을 꽂았다.
유 영은 1월 열린 2016년 전국 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시니어에서 박소연(19·단국대)과 최다빈(16·수리고)을 모두 꺾고 '포스트 김연아'로 자리매김했다.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합계 183.75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김연아의 한 마디가 결정적이었다. "내가 초등학교 때보다 더 잘한다."
한국 피겨의 미래는 11일 다시 한번 역사를 썼다.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서 열린 '컵 오브 티롤 2016'에서 1위를 차지하며 생애 첫 국제대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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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상을 받아 든 유 영의 꿈은 역시 김연아였다. 그녀는 "이 상을 받아서 너무 좋고 앞으로도 열심히 해서 또 다시 상을 받고 싶다"며 수줍게 웃었다. 김연아보다 더 빠른 수상에 대해서는 "(김)연아 언니는 좋지 않은 환경 속에서도 운동을 해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됐다. (비교되는 것은) 잘 모르겠다. 연아 언니처럼 훌륭한 선수가 되겠다"고 밝혔다. 유 영은 '피겨 피날레 세리머니'로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고 퇴장했다.
끝이 아니었다. 유 영의 지칠 줄 모르는 '끼'는 다시 한번 시상식장을 녹였다. 걸그룹 트와이스가 축하공연으로 시상식장을 빛냈다. 트와이스의 팬인 유 영도 무대에 올랐다. '댄스 타임'이었다. 트와이스 곡 '우아하게'에 맞춰 완벽한 콜라보 무대를 선보였다. '앳된 소녀'의 우아한 몸짓 하나, 하나에 시상식장은 탄성이 쏟아졌다. 새하얀 얼음판에서 연기를 펼치듯 당돌함과 능숙함이 압권이었다. "휴대폰으로만 보다가 실제로 보니 춤도 더 잘 추고 얼굴도 더 예쁘다. 나를 알아봐주셔서 영광스러웠다." 유 영의 눈에는 빛이 흘렀다.
유 영은 '베스트 포토제닉상'도 수상해 '코카콜라 100박스'를 부상으로 받았다. '블랙 미니 드레스'로 한껏 '멋'을 부린 소녀는 사전 이벤트로 진행된 포토제닉 행사에서 사진기자단이 선정한 최고의 모델로 선정됐다. 유 영은 깜찍한 포즈로 '2022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싶어요'라는 바람을 공개했다.
제2의 김연아를 꿈꾸는 유 영의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김연아는 12회와 19회 코카콜라체육대상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했다. 한국 피겨의 새로운 싹을 틔운 유 영의 미래가 더 기대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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