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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훈(24·한국가스공사)의 별명은 '태권아이돌'이다.
오전부터 특별한 손님이 찾아왔다. 4명의 태국 소녀들은 양 손에 선물꾸러미를 든 채 시상식장을 찾았다. 이대훈을 축하하기 위해 태국에서 서울까지 날아온 '열혈 태국팬들'이었다. 이들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이대훈을 처음 봤다. 2014년 태국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연맹(WTF) 주최의 태권도 캠프에서 이대훈을 직접 본 이후 그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한국에 방문하는 숫자도 늘어났다. 이번에는 이대훈이 코카콜라 체육대상에 참석한다는 소식을 듣고 한국 팬클럽 임원들과 접촉해 한국행을 결심했다.
이들은 이대훈이 우수선수상 수상자로 호명되자 "꺄악~" 소리를 지르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내 이대훈의 시상 장면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연신 셔터를 누르는 등 열성을 보였다. 두 명의 팬은 직접 무대에 올라 선물을 전달하기도 했다. 도복 대신 정장으로 멋을 낸 이대훈은 멋진 돌려차기 세리머니를 선보이며 먼길을 마다않고 달려온 팬들의 사랑에 확실하게 보답했다. '이대훈 열혈팬' 파(21)는 "잘생겼고 경기하는 모습도 멋있다. 그가 이번 상으로 힘을 받아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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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훈은 시상식 후 미니 팬미팅을 가졌다. 이대훈은 팬들에게 보답하는 길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월간 MVP를 수상한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는데 우수선수상까지 주셔서 감사하다. 큰 힘이 될 것 같다"며 "리우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대훈은 리우올림픽 금메달 후보 1순위다. 원래 체급인 68㎏급으로 돌아간 그는 지난해 WTF 올해의 선수상 2연패에 성공했고 세계랭킹 1위도 지켰다. 몸상태는 최상이다. 런던올림픽에서 은메달의 아쉬움이 있었던만큼 리우에서는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한편 여자 우수상은 '양궁 신성' 최미선(21)이 받았다. 최미선은 월드컵과 리우 프레올림픽에서 2관왕에 오르며 리우 유망주로 꼽히고 있다. 해외 전지훈련 중인 최미선을 대신해 시상식장에 오른 아버지 최보녕씨는 "(최)미선이가 이렇게 까지 해줄 지는 몰랐다. 큰 상에 너무 감사하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