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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깎신'주세혁과 '연습벌레'이상수+정영식,선후배가 빚어낸 8강행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6-03-02 17:38



'깎신 맏형' 주세혁(36·삼성생명·세계랭킹 16위)의 든든한 활약에 훌쩍 성장한 후배 정영식(24·대우증권·세계랭킹 13위) 이상수(26·삼성생명·세계랭킹 19위)가 혼신의 힘을 다해 뒤를 받쳤다.

대한민국 남자탁구대표팀이 쿠알라룸푸르세계선수권에서 '난적' 홍콩을 3대1로 제압하고 전승, 조1위로 8강에 직행했다. 2일 오전 11시(한국시각)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말라와티 샤알람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세계탁구선수권(단체전) 조별리그 5차전에서 한국은 홍콩에 3대1로 승리했다.

출발은 쉽지 않았다. 제1단식에서 이상수가 홍콩 톱랭커인 펜홀더 전형 웡춘팅(세계랭킹 12위)과 맞붙었다. 첫세트를 먼저 따냈으나 이후 3세트를 내리 내주며 1-3(11-8, 9-11, 4-11, 11-13)으로 패했다. 2세트 '깎신' 주세혁이 등장했다. 홍콩 호콴킨(세계랭킹 79위)은 세계 최강 수비수를 상대로 쩔쩔 맸다. 주세혁이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다. 첫세트 6-1로 앞서나가더니 11-5로 이겼다. 2세트 11-2, 3세트 11-3, 완벽한 승리였다.

제3단식 정영식과 '베테랑' 탕펭(세계랭킹 17위)의 맞대결은 8강행의 승부처였다. 정영식은 1세트를 11-8로 잡았지만, 이후 2-3세트를 잇달아 7-11로 내주며 고전했다. 4세트 정영식 특유의 끈질김은 인상적이었다. 3-3부터 13-13까지 타이, 듀스, 일진일퇴의 공방이 이어졌다. 15-13, 정영식의 끈기와 집중력이 탕펭을 이겼다. 5세트를 11-8로 잡으며 승리했다. 정영식은 탕펭과의 2010년, 2013년 2차례 맞대결에서 2패로 절대 열세였다. 팀의 명운이 걸린 단체전, 팀에 값진 승리를 안긴 정영식이 뜨겁게 포효했다.

마무리는 '맏형' 주세혁의 몫이었다. 상승세의 '톱랭커' 웡춘팅을 상대로 1세트를 7-11로 내줬지만 이후 선전을 이어갔다. 2세트를 11-6으로 따냈다. 3세트 앞서가다 7-7까지 타이를 허용했다. 11-11, 12-12, 13-13 피말리는 듀스 접전이 이어졌다. 주세혁은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15-13으로 따냈다. 4세트를 9-11로 내준 후 마지막 5세트 주세혁은 8-2까지 앞서갔다. 11-4로 승리를 마무리했다. 게임스코어 3대1 승리였다. 주세혁의 분투와 정영식의 끈질긴 승부욕에 힘입어 남자탁구는 전승으로 조1위, 8강에 직행했다.

서른여섯의 주세혁은 이날 띠동갑 후배들과의 최종전에서 분전했다. 경기 직후 주세혁은 후배들의 성장에 흐뭇함을 드러냈다. 나홀로 2게임을 잡아내며 이날 승리를 견인했다. 주세혁, 정영식이 고전했던 크로아티아전에서는 이상수의 활약이 빛났다. 정영식, 이상수가 고전했던 전날 루마니아전에서는 막내 장우진이 활약했다. 주세혁은 "2년전 도쿄세계선수권 단체전에서는 내가 꼭 해내야 한다는 부담이 컸다. 그러나 이번 대회 조별리그 1위를 하는 데는 후배들의 활약이 컸다. 조별리그에서 후배들이 돌아가면서 활약해줬다"고 했다. "오늘 8강을 올라가는 데 있어 영식이가 3번에서 탕펭을 잡아준 것이 승리의 80% 이상을 가져왔다"고 칭찬했다. "세대교체 측면에서 성공적이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상수와 정영식 역시 "세혁이형이 이번 대회를 앞두고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너희들이 해줘야 한다'고 하셨다. 우리도 형의 부담을 덜어드리고 싶었다. 우리 힘으로, 형과 함께 해냈다는 것이 뿌듯하다"며 활짝 웃었다.

2년전 도쿄세계선수권에서 조1위로 8강에 진출한 후 대만에 일격을 다하며 메달을 놓쳤던 아픈 기억도 잊지 않았다. 주세혁은 "도쿄에서 조1위로 올라간 후 8강에서 졌다. 이번 대회에선 절대 실수하지 않도록 더 준비를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상수, 정영식 역시 "일단 눈앞의 8강전부터 잘 치른 후 4강, 결승까지 한계단씩 올라가겠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이날 서효원, 양하은, 박영숙의 여자대표팀은 같은시각 펼쳐진 홍콩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1대3으로 석패했다. 4승1패로 D조 2위를 기록했다. 4개조 조1위만 8강에 직행한다. 8강행, 남은 4장의 티켓을 놓고 3일 각 조2-3위가 격돌한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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