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아-선화 자매 SK행, 핸드볼 이적 활성화 기폭제 될까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5-11-22 10:13


◇김선화와 이기화 SK루브리컨츠 사장, 김온아가 20일 서울 서린동 SK사옥에서 입단식을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SK슈가글라이더즈

한국 핸드볼 발전을 위한 과제 중 하나로 꼽힌 게 '이적 제도'다.

핸드볼코리아리그 출범 뒤에도 이적은 크게 활성화되지 못했다. '이적동의서'에 발목이 잡혔다. 그동안 국내외 이적을 위해선 원소속 구단의 허락이 필수였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 받고도 '이적동의서'를 발급 받지 못해 팀을 떠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해외 이적도 마찬가지였다. 옅은 선수층과 성적으로 한 시즌 성과를 평가 받는 실업팀 성격상 우수 선수 유출은 곧 '추락'을 의미했다. 하지만 선수들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점에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대한핸드볼협회가 지난 7월 자유계약(FA) 제도를 크게 손질하면서 돌파구가 마련됐으나, 실제 혜택을 보는 선수가 나올 지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여자 핸드볼 간판인 김온아-선화 자매가 SK슈가글라이더즈로 이적하면서 FA제도가 비로소 힘을 받게 됐다. 올 시즌을 끝으로 FA자격을 얻은 두 선수는 핸드볼협회에 FA공시를 요청, 결국 SK의 품에 안겼다. 계약내용도 파격적이다. 김온아는 계약금 및 연봉에서 국내 최고 대우를 받는 조건으로 2년 계약에 사인했다. 동생 김선화는 언니보다 1년 많은 3년 계약을 맺으면서 실력을 인정 받았다. SK는 기존 이효진 원미나 유소정 정소영에 김온아-선화 자매까지 가세하면서 일약 다음 시즌 우승후보로 올라섰다.

두 선수의 원 소속팀인 인천시청의 용단과 실력에 걸맞는 대우를 선사한 SK가 만들어낸 합작품이다. FA공시 및 이적까지 잡음 없이 깔끔하게 진행된 사례가 많지 않았다는 점에서 두 구단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핸드볼계의 한 관계자는 "남자부에선 박중규가 두산에서 코로사로 이적한 게 그나마 눈에 띄는 수준이었으나, 과정이 깔끔한 편은 아니었다"며 "인천시청 입장에선 (김온아 김선화가) 쉽게 놓아주기 어려운 선수들이었는데 이적에 최대한 협조하면서 좋은 분위기를 형성했다. SK 역시 확실하게 대우를 보장하면서 좋은 선례를 남겼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이번 이적을 계기로 나머지 팀들도 보다 적극적으로 이적 제도를 활용한다면 핸드볼코리아리그의 수준도 전체적으로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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