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현준 판정승? 아직 부족하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5-09-10 07:49


◇석현준이 8일(한국시각) 레바논 사이다의 시돈 시립경기장에서 펼쳐진 레바논과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G조 3차전에서 그라운드를 질주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경쟁과 승패는 필연이다.

9월 A매치 2연전에 나선 슈틸리케호의 화두 중 하나는 원톱이었다. 이정협(24·상주)이 부상으로 떠난 자리에는 석현준(24·비토리아)과 황의조(23·성남)가 부름을 받았다. 그동안 황태자로 불렸던 이정협의 빈 자리를 채울 두 선수가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지에 대한 관심이 컸다.

결과는 석현준의 '판정승'이었다. 석현준은 8일(한국시각) 원정에서 펼쳐진 레바논과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G조 3차전에서도 선발 자리를 꿰찼다. 3일 라오스전에서 선발로 나선 그는 레바논전에서도 낙점을 받으며 9월 A매치 2경기 모두 전면에 섰다. 성과도 있었다. 전반 20분 레바논의 페널티에어리어에서 수비수 두 명과 경합하다 넘어져 장현수(24·광저우 부리)의 결승골로 연결되는 페널티킥 찬스를 얻어냈다. 라오스전에서 기록한 A매치 마수걸이 골에 이어 공격포인트나 다름없는 장면을 연출, 포르투갈리그에서 보였던 상승세를 이어갔다. 석현준의 경쟁자였던 황의조는 라오스전에 이어 레바논전에서도 후반 교체 카드로 활용됐으나, 2경기 모두 침묵했다.

결과물만 놓고 보면 석현준이 이정협의 경쟁자 역할을 맡을 가능성을 증명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눈도장을 찍기엔 부족했다. 세밀함이 떨어졌다. 상대 수비수와 적극적인 경합을 하는 모습은 좋았으나 볼컨트롤이나 패스 연계에서는 미숙함이 보였다. 강점인 슈팅 능력 역시 지난 두 경기를 통해 제대로 증명되지 못했다. 두 경기 모두 90분 풀타임을 뛸 만큼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한 부분도 아쉬움으로 남을 만하다.

물론 긍정적인 요소는 있다. 저돌적인 움직임은 충분히 눈에 띄었다. 그간 슈틸리케호 원톱 역할을 맡았던 이정협이 갖지 못한 부분이다. 상대 수비수와 경합하며 찬스를 만들고 동시에 마무리까지 맡는 '타깃맨'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점 역시 평가를 받을 만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10월 A매치를 준비하며 고민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고 볼 수 있다.

관건은 꾸준함이다. 소속팀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슈틸리케호의 부름을 받은 석현준이 10월까지 보다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달렸다. 슈틸리케호 경쟁 체제에는 이정협 뿐만 아니라 김신욱(27·울산) 등 수많은 공격수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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