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관록, 신협상무 패기 잠재웠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5-06-07 17:49



남자 핸드볼 두산과 신협상무. 두 팀이 그간 걸어온 길은 '극과 극'이었다.

두산은 남자 핸드볼계의 '스페셜 원(Special One)'으로 불려왔다. 2009년 리그 원년부터 2013년까지 5시즌 연속 정규리그, 챔피언결정전을 모두 제패하는 '통합챔피언'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코로사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으나, 올 시즌 다시 정규리그 1위에 오르며 챔피언전에 직행했다. 반면 신협상무는 '만년꼴찌'였다. 지난해에는 1무11패라는 처참한 성적을 거뒀다. 올 시즌 나승도 강전구 등 두산 출신 '신병'들의 입대로 전력을 강화해 플레이오프에서 코로사를 꺾으며 챔피언전에 진출했다. 두산의 벽에 막혀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챔피언결정 1차전에선 두산이 신협상무에 20대18, 2골차로 이겼다. 밀고 밀리는 접전이었기에 뒷맛은 개운치 않았다. 신협상무가 2차전에서 두산에 26대22, 4골차로 이기며 균형을 맞추자 두산은 지난해 1차전을 잡고도 2, 3차전을 져 준우승에 그친 악몽을 떠올렸다.

7일 서울 방이동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챔피언결정 3차전. 팽팽한 줄다리기는 마지막날까지 계속됐다. 두산이 전반 초반 4골을 퍼부으며 앞서가는 듯 했으나, 신협상무가 뒷심을 발휘, 전반전은 8-8 동점으로 마무리 됐다. 승부처에서 빛난 것은 두산의 관록이었다. 두산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다시 4골을 집중시켜 점수차를 벌렸다. 신협상무는 부상 중이던 주포 나승도까지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지만, 이미 넘어간 분위기를 뒤집을 수 없었다. 두산은 신협상무를 22대16, 6골차로 완파하며 왕좌에 올랐다. 지난해 코로사에 패하며 깨진 5회 연속 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제패의 '통합챔피언' 기록도 이날 승리로 다시 쓰게 됐다.

윤경신 두산 감독은 "지난해 코로사에 2차전을 내준 뒤 3차전까지 져 준우승에 그쳤다. 올해도 흐름이 비슷해 우려를 했던 게 사실이다. 선수들의 투혼이 우승의 원동력이었다"고 평가했다. 시즌 전 '전승우승' 목표를 내걸었던 윤 감독은 "목표를 크게 잡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이다"고 미소를 지으며 "2013년에는 이미 만들어진 팀에서 비교적 쉽게 우승을 차지한 감이 있었다. 그래서 (선수들과 동고동락한) 오늘 우승이 더 값지게 느껴진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경기 뒤 열린 시상식에서는 윤시열(두산)과 류은희(인천시청)이 남녀부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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