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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스케이팅은 아름다운 운동입니다. 스케이트라는 얼음 위의 날개를 신고 하얀 은반 위를 수놓는 선수들은 빠르고, 높고, 멀리 뛰면서 우아하기까지 합니다. 기술과 예술이 하나로 표현되는 운동이기도 합니다.
'점프'. 피겨 스케이팅 연기의 하이라이트입니다. 가장 많은 점수가 걸려있고 환호와 탄식이 교차하는 순간입니다. 물 흐르듯이 점프해 공중에서 빠르게 회전한 후 부드럽게 착지하는 김연아의 점프를 다시 볼 수 없다는 게 새삼 아쉽습니다.
그래서 TV 중계는 점프가 하이라이트이지만 순간을 포착하는 사진기자에게 점프 사진은 별로 쓸 데가 없습니다. 그 아름다운 김연아도 점프와 스핀을 할 땐 예외 없이 표정이 일그러지고 고통스러워 보입니다. 다른 멋진 장면도 많은데 굳이 예쁘지 않은 사진을 올릴 이유도 없습니다. 가끔 용감한(?) 사진기자들이 그런 모습을 올리기라도 하면 '기자가 안티냐?'는 댓글이 주렁주렁 달렸던 기억도 납니다.
그런데 추하다고 생각했던 '그 순간'이 조금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10일부터 15일까지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4대륙 피겨선수권대회가 열렸습니다. 13일 밤에 열린 남자 피겨 싱글 경기에 출전한 선수들이 제 고정관념을 깼습니다.
긴장과 두려움 혹은 고통 가득한 그들의 원초적 표정에서 독자 여러분은 어떤 걸 느끼셨습니까?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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