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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배드민턴협회 신계륜 회장 재신임...사직권고 거부 첫사례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5-02-03 15:36


지난달 22일 열린 대한배드민턴협회 대의원총회.



대한배드민협회 회장을 겸하고 있는 신계륜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재신임을 받아 회장직을 계속 수행키로 한 것으로 밝혀졌다.

신 회장 재신임은 해당 체육단체가 자체 결의를 통해 정치인 단체장의 임기를 보장하기로 첫 사례여서 관심이 모아진다.

최근 국회의원 체육단체장 겸직 불가 통보를 받은 서상기 국민생활체육회장, 김장실 국민생활체육회 비상근부회장, 이우현 국민생활체육회 이사 등 3명이 사퇴하면서 정치인의 체육단체장 겸직문제가 다시 부상하고 있어 더욱 그렇다.

국회는 지난해 11월 국회윤리심사자문위원회의 심사 결과를 토대로 체육관련단체 겸직 불가 또는 사직권고에 해당하는 국회의원 명단 43명을 공개했다. 이후 사직권고 대상 의원 중 전병헌 한국 e스포츠협회장(명예직), 우원식 대한장애인보치아연맹 회장, 정우택 한국택견협회 총재 등 3명이 물러났고 이번에 겸직 불가 의원 3명 전원이 사퇴한 상태다.

배드민턴협회는 지난달 22일 2015 정기 대의원총회를 열어 신 회장을 재신임하는 것으로 만장일치 의결했다. 지난 2013년 2월 4년 임기의 회장에 선출된 신 회장은 이로써 2017년 임기를 보장받게 됐다.

배드민턴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날 총회에서 신 회장은 "국회가 특권 내려놓기 차원에서 정치인의 체육단체장 사직을 권고하는 상황이다. 회장으로서 독단적인 판단을 할 수 없기에 대의원 여러분의 의견에 따르겠다. 허심탄회하게 말씀해 달라"며 사실상 사퇴의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전체 대의원 20명(16개 시·도지부 회장, 초·중고·대학·실업연맹 회장) 가운데 총회에 참석한 17명 대의원은 만장일치로 신 회장에 대한 사직권고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의했다.

이 과정에서 대의원들은 "이렇게 정치적 논리로 제기된 권고를 받아들이면 체육단체의 자립성을 침해받을 수 있다", "배드민턴계의 뜻도 무시될 없다"는 등의 의견을 냈고 모두 동의하는 형식으로 재신임이 결정됐다고 한다.


신 회장은 대의원의 뜻에 따르겠다면서도 "앞으로 혹시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겠다. 그렇게 되면 나도 어쩔 수 없다. 대의원 여러분도 마음의 준비를 해주는게 좋겠다"며 착잡한 심경을 나타냈다.

이는 향후 정치권이나 여론의 압박이 커질 경우 내려놓을 각오가 돼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협회 관계자는 "체육단체에도 고유의 의결기구가 있다. 정치인 수장이라고 해서 협회에 해를 끼치는 것도 아니고 법적인 의무도 아닌 권고 사항에 체육단체가 휘둘리는 것에 대한 반감 정서가 크게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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