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공부하는 선수들의 힘' 선후배,눈빛으로 통했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4-12-15 18:59 | 최종수정 2014-12-16 07:38


스포츠조선이 주최하는 '대한민국 스포츠 백년지대계-공부하는 선수, 운동하는 학생' 포럼(후원: 문화체육관광부, 체육인재육성재단, 국민체육진흥공단, SK텔레콤, 센트럴투자파트너스)이 15일 오후 서울 방이동 올림픽 파크텔 1층 올림피아홀에서 열렸다. 빙상 레전드 이규혁, 김나미 체육인재육성재단 사무총장,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 김병지 전남드래곤즈 '현역 레전드' 골키퍼, 리듬체조 국가대표 이나경, 오정훈 서울체육중학교 교감(왼쪽부터) 등 패널들이 리얼토크 '공부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년간 체육인재육성재단과 공동기획, 진행한

'공부하는 선수, 운동하는 학생' 캠페인의 일환인 이번 포럼에서는 스포츠조선 지면을 통해 소개됐던

'공부하는 선수, 운동하는 학생'들이 직접 연사 및 패널로 나섰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4.12.15/

스포츠조선이 주최하는 '대한민국 스포츠 백년지대계-공부하는 선수, 운동하는 학생' 포럼이 15일 오후 서울 방이동 올림픽 파크텔 1층 올림피아홀에서 열렸다.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을 좌장으로 이규혁 서울시청 빙상팀 코치, 김나미 체육인재육성재단 사무총장, 전남드래곤즈 골키퍼 김병지, 이나경, 오정훈 서울체중 교감(왼쪽부터) 등 패널들이 '공부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4.12.15/

'공부하는 선수, 운동하는 학생', 한겨울 스포츠 선후배의 뜨거운 열정이 통했다.

15일 오후 4시 서울 방이동 올림픽파크텔 올림피아홀에서 '대한민국 스포츠 백년지대계-공부하는 학생, 운동하는 선수' 포럼이 열렸다. 스포츠조선이 체육인재육성재단과 공동기획한 이번 포럼은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체육진흥공단, SK텔레콤, 센트럴투자파트너스 후원으로 개최됐다. 지난 2년간 스포츠조선 지면을 통해 소개됐던

'공부하는 선수, 운동하는 학생'들이 직접 연사 및 패널로 나섰다. 44세 7개월 14일의 최고령 출전, 679경기 최다출전기록을 보유한 'K-리그 현역 레전드' 김병지(전남 드래곤즈), 36세의 나이에 늦공부를 시작한 '빙상 레전드' 이규혁 서울시청 코치 등 선배 선수들이 후배 학생선수들을 대상으로 공부와 운동을 병행해온, 진솔한 경험담을 털어놓았다.

'50대 좌장'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부터 40대 스키선수 출신 여성 행정가 김나미 체육인재육성재단 사무총장, 44세 골키퍼 김병지, '20대 서울대 수영선수' 양준혁과 '서울대 야구선수' 이정호, '10대 리듬체조 요정' 이나경까지 세대를 뛰어넘은 선후배 학생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여 '공부'를 이야기했다.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머리를 맞댔다.

서울체고, 서울체중, 가락고, 보인고 축구부, 송곡여중 하키부와 스포츠클럽에서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고 있는 300여 명의 '후배' 학생선수들이 객석을 빼곡히 메웠다. 한발 앞서 어려운 길을 걸어간 선배들의 이야기에 눈을 반짝반짝 빛냈다. 이창섭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 송강영 체육인재육성재단 이사장, 양재완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신정희 대한체육회 선수위원장, 김대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정책과장, 권동진 센트럴투자파트너스 대표이사 등 스포츠계 인사들도 '공부하는 후배'들의 든든한 후견인을 자청했다. 신원식 서울체고 교감, 김환길 서울 가락고 교장 등 학교 현장의 교육자들도 내빈으로 참석해 '학생선수' 포럼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드러냈다.


스포츠조선이 주최하는 '대한민국 스포츠 백년지대계-공부하는 선수, 운동하는 학생' 포럼(후원: 문화체육관광부, 체육인재육성재단, 국민체육진흥공단, SK텔레콤, 센트럴투자파트너스)이 15일 오후 서울 방이동 올림픽 파크텔 1층 올림피아홀에서 열렸다. 교육 연극단 쇼에듀의 '우물안 개구리' 콩트를 공연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4.12.15/

스포츠조선이 주최하는 '대한민국 스포츠 백년지대계-공부하는 선수, 운동하는 학생' 포럼(후원: 문화체육관광부, 체육인재육성재단, 국민체육진흥공단, SK텔레콤, 센트럴투자파트너스)이 15일 오후 서울 방이동 올림픽 파크텔 1층 올림피아홀에서 열렸다. 덕수고 외야수 출신으로 서울대 체육교육학과에 진학한 이정호(20) 무대에 올라 강연을 하고 있다.
지난 2년간 체육인재육성재단과 공동기획, 진행한

'공부하는 선수, 운동하는 학생' 캠페인의 일환인 이번 포럼에서는 스포츠조선 지면을 통해 소개됐던

'공부하는 선수, 운동하는 학생'들이 직접 연사 및 패널로 나섰다. 또한 '공부하는 레전드' 김병지(44)와 이규혁(36) 등이 공부와 운동을 병행해온 노하우와 진솔한 경험을 전달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4.12.15/

15일 스포츠조선 주최 '대한민국 스포츠 백년지대계-공부하는 선수, 운동하는 학생' 포럼에서 진천선수촌에서 서울대의 꿈을 이룬 인천아시안게임 수영 동메달리스트 양준혁(20)이 서울체고, 서울체중, 보인고, 가락고 등 학생선수들을 대상으로 무대에 올라 강연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4.12.15/

스포츠조선이 15일 개최한 '대한민국 스포츠 백년지대계-공부하는 선수, 운동하는 학생' 포럼에서 K리그 레전드 골키퍼 김병지가 후배 학생선수들을 대상으로 공부법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4.12.15/

스포츠조선이 주최한 '대한민국 스포츠 백년지대계-공부하는 선수, 운동하는 학생' 포럼에 참가한 학생들이 교육 연극단 쇼에듀의 '우물안 개구리' 콩트를 보며 즐거워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4.12.15/


'공부하는 선수, 운동하는 학생' 포럼에 참가한 학생들' width='540' />
스포츠조선이 주최하는 '대한민국 스포츠 백년지대계-공부하는 선수, 운동하는 학생' 포럼에 참여한 서울체고, 서울체중, 보인고, 가락고, 송곡여중 학생들이 교육 연극단 쇼에듀의 '우물안 개구리' 콩트를 보며 박수를 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4.12.15/
공부하는 선수, '나, 너, 우리는 할 수 있다!'

포럼에 앞서 교육 콘텐츠 극단 '쇼에듀'의 '우물안 개구리' 연극이 식전행사로 펼쳐졌다. 교실 안 학생선수의 일상을 여과없이 담아낸 무대에 객석의 학생들이 공감의 박수를 쏟아냈다. 1부 '리얼스토리-공부하는 선수, 운동하는 학생'에선 야구선수 이정호, 수영선수 양준혁, 축구선수 김병지가 연달아 후배들 앞에 섰다.

엘리트 야구선수로는 처음으로 서울대 체육교육학과에 진학한 이정호는 담담하게 자신의 공부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공부와 운동의 비율을 7대3으로 했다. 시험기간 공부는 7, 야구는 3이었다. 시험을 끝나고 밤 12시까지 미친놈처럼 캐치볼을 하러 뛰어다닐 때면 속이 시원했다. 정말 행복했다"고 웃었다. "야구를 하기 위해 공부를 했다"고 했다. "공부는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그렇게 똑똑한 사람이 아니다. 여기 있는 후배들이 더 어리고 더 똑똑하다. 단지 시작을 안했을 뿐이다. 일단 한번 시작해보라"고 후배들을 독려했다. 공부하는 선후배의 "할 수 있다!"는 합창으로 강연이 마무리됐다.

인천아시안게임 계영 400-800m 동메달리스트인 '수영 양신' 양준혁은 "'동네형'같은 마음으로 후배들 앞에 섰다"고 했다. "운동을 하면서 여러 차례 도전에 부딪쳤다. 포기하고 싶은 적도 많았다. 진천선수촌에서 하루에 2시간반 쪽잠을 자며 운동했다. 내 좌우명은 '학교에서는 학생, 수영장에서는 수영선수, 집에서는 아들'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그 일들을 또박또박 해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목표하던 꿈에 가까워져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45세 현역 레전드' 김병지의 강연은 강렬했다. " 여기 서울대 나온 후배들이 나왔다. 이제 여러분의 어깨를 가볍게 해드리겠다. 나는 대학을 가지 못했다. 하지만 마흔다섯살까지 선수생활을 하고 있다"는 말로 입을 열었다. "나는 3년 목표를 세우고 노력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무엇을 배우든 3년을 투자하면 잘할 수 있다"고 했다. 공부의 외연을 활짝 넓히고, 학생선수들의 부담감을 내렸다. 좋은 학생선수가 되는 법도 전수했다. "나만의 경쟁력을 갖춰라. 자기만의 루틴을 가져라. 훈련이든 공부든 그렇게 해야한다. 시스템을 갖추면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고 했다. 레전드의 강의에는 울림이 있었다. "핸디캡이나 약점이 부진의 이유가 될 수 없다. 노력을 하다보면 '임계점'이 있다. 고비를 넘어서면 새로운 경지를 경험하게 된다. 목표는 있어도 한계는 없다. 훌륭한 선수는 마지막 1%의 노력으로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1등을 지키기 위해선 훌륭한 인성이 필요하다. 매사에 감사하는 선수가 돼라."

'리얼토크-공부란 무엇인가'

2부 '리얼토크'의 주제는 '공부란 무엇인가'였다. '공부하는 선수 1세대'인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세종대 체육학과 교수)이 좌장을 맡았다. "운동하는 후배들을 더 편안하게 해줄 수 있는 고민을 우리 선배들이 해줄 수 없을까"라는 말로 토론의 시작을 열었다.

첫 패널로 나선 김나미 체육인재육성재단사무총장은 "공부는 국영수가 아니다. 나를 발전시키고 계발하고 잘하는 것을 찾아내는 모든 과정, 세상을 향한 다양한 관심을 갖는 것이 공부"라고 말했다. "운동에서 '톱'을 경험한 선수들은 두번째 커리어에서도 '톱'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기는 습관, 톱의 느낌을 안다. 확고한 목표를 정하면 체력, 근성, 열정, 승부욕이 뒤를 받친다. 듀얼 커리어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빙상 레전드' 이규혁은 "은퇴후 공부가 힘들다"고 허심탄회하게 토로했다. "나도 36세에 공부를 시작했다. 나와 함께 공부하자"며 어린 후배들을 독려했다. 김병지는 "아들 셋에게 축구를 시키고 있다. 아이들에게 아버지의 축구인생을 의식하지 말라고 한다. 훌륭한 선수보다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되라고 한다. 그런 선수들이 결국 좋은 선수가 된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에게 "공부만 강조하지 마시고 아이들에게 마음을 열고 다가가라"고 제안했다. "최근 아이들과 함께 드럼을 배우기 시작했다. 대화가 된다. 아빠의 고민을 나눌 수 있다"고 했다. 감명깊게 읽은 책으로 '그래도 계속 가라' '실행이 답이다'라는 책을 추천했다. '좌장' 이용수 위원장도 독서를 적극 권장했다. 보인고, 가락고 축구선수들에게 "세종고 축구부의 경우 학생선수들에게 일주일 이상 장기 합숙훈련때는 책 1권씩을 가져오라고 한다. 20명이면 책 20권을 전훈 기간 내내 함께 돌려볼 수 있다. 팀에서 전훈 갈 때 책 나눠보기를 한번 해보라"고 제안했다.

'리듬체조 요정' 이나경(16·세종고)은 자신의 좌우명을 또박또박 이야기했다. "'역경'에 나오는낙천지명고불우(樂天知命故不憂)"를 말했다. "하늘의 뜻을 알면 두려울 것이 없다. 하늘이 주신 거니까 감당해야 할 책임이 있다.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는 하루하루가 고되더라도 두려움 없이 받아들이고 운동하고 ,공부하려고 생각하고 있다"는 당찬 발언에 객석에선 박수가 쏟아졌다.

140명의 제자를 인솔한오정훈 서울체중 교감은 스포츠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제자들의 용기를 북돋웠다. "운동도 공부다. 운동선수를 위한 맞춤형 평가방법과 커리큘럼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공부의 외연을 넓히면서도, 공부의 길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을 당부했다. "성공의 지름길은 열정이다. 여러분이 열심히 공부할 때 체육인의 위상이 높아지고 후배들의 길이 넓어진다. 공부를 위한 운동, 운동을 위한 공부로 인생의 가치를 높이길 바란다. 학생선수로서 자부심을 갖고 생활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독려했다.

이용수 위원장은 "여러분들의 미래를 스스로 즐거운 마음으로 준비했으면 좋겠다. 스스로 고민할 때 도움을 주는 이들도 생긴다. 여러분이 행복한 선수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들을 우리도 함께 고민하고 만들어 나겠다"고 약속했다. "내가 정말 즐거웠던 것은 축구를 할 때였다. 내 인생의 폭이 넓어지기 시작한 것은 축구 밖으로 나가면서부터다. 여러분도 더 넓은 세상을 만나고 더 많은 친구들을 사귀길 바란다"는 말로 2시간의 포럼을 마무리했다. 학생선수들이 김병지, 이규혁 등 '공부하는 선배'들과 사진촬영을 하며 또하나의 추억을 만들었다.

눈발 날리는 한겨울, '세계 5강' 스포츠 선진국 대한민국, 공부하는 선후배들이 눈빛이 뜨겁게 통했다. 어깨를 활짝 펴고 차가운 거리로 다시 나섰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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