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 실세설'과 관련한 의혹이 비등한 가운데 국회에선 안민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이에리사 새누리당 의원의 '공주승마' 논쟁 2라운드가 펼쳐졌다.
'비선 실세설'의 중심으로 지목되는 박근혜 대통령의 전 보좌관 정윤회씨의 딸인 승마 마장마술 국가대표 정유연에 대한 특혜 논란이다. 지난 9월 20일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대한민국 마장마술 대표팀은 5회 연속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공주승마'라는 자극적인 타이틀로 오르내린 '정윤회의 딸' 정유연도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서 활짝 웃었다.
승마 마장마술은 말과 사람이 한몸이 돼 일정한 연기를 펼치고, 심판으로부터 점수를 받는 종목이다. 규정동작이 있고, 말과 기수의 호흡이 중요한 만큼 장기간의 훈련과 노력이 필요하다. 안 의원은 "2010년 수상 경력 한차례에 불과한 이 선수가 지난해에는 24번이나 입상했다"며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승마인들의 얘기를 전하는 것이다. 승마인들의 얘기에 귀를 기울려 주십사하는 말씀을 드린다"고 호소했다.
태릉선수촌장 출신의 이 의원이 즉각 반격에 나섰다. 지난 8년간 정상을 유지해온 정유연의 경기실적증명서와 인천아시안게임 성적표, 심판진 명단을 객관적인 증거로 제시했다. 1996년생인 정유연은 2007년 이용문장군배전국승마대회, 2008년 KRA컵 전국승마대회 1위를 시작으로 가장 최근인 지난 11월26일 회장배 전국승마선수권까지 초중고를 거치는 내내 '동급 1위'를 휩쓸어온 엘리트 승마선수다.
이 의원은 경기실적증명서를 공개하면서 특혜 논란에 정면 대응했다. "정 선수는 13명의 승마 국가대표 선수중 유일한 고등학생 선수이며, 인천아시안게임 마장마술 단체전에서 남자선수들과 함께 겨뤄 여고생으로서 훌륭한 성적은 낸 점을 오히려 인정해줘야 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인천아시안게임 마장마술 단체전에서 정유연은 69.658점을 받아 황영식(74.342점, 1위) 김동선(71.237점, 3위)에 이어 우리나라 선수 4명 중 3번째로 높은 성적을 기록했다. 4명중 상위 3명의 평균점수로 메달색이 결정되는 단체전에서, 금메달에 실력으로 기여했다. 전체 32명의 선수 가운데 5위를 기록하며 국가별 최대 3명이 나서는 개인전 출전 자격도 얻었다. 이 의원은 "심판진이 전원 독일, 포르투갈, 벨기에 등 외국인들로 구성된 점"도 언급했다. "의혹이나 소문이 아니라 사실을 갖고 이야기해야 한다. 이 모든 자료들을 봤을 때 10년 넘게 노력해온 이 선수를 한순간에 실력없는 선수로 매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반박했다.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 직후 SBS와의 인터뷰에서 정유연은 당당했다. "신경쓰지 않습니다. 공주라는데 기분 좋죠 뭐"라고 씩씩하게 답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