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 위기 코로사, 돌파구는 없나?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4-11-26 07:20



바람 앞의 등불이다.

남자 실업핸드볼 코로사의 운명은 시한부다. 정명헌 코로사 대표는 25일 서울 성북구 고대부고 체육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백방으로 후원사를 물색했으나 구할 수가 없어 팀을 해체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며 "기업들이 사회적 후원으로 사회 체육의 버팀목이 돼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올해 핸드볼코리아리그 우승팀인 코로사는 지난 2009년부터 소비자 금융브랜드 웰컴론과 네이밍 스폰서 계약을 맺고 최근까지 '웰컴론 코로사'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다. 그러나 최근 웰컴론이 더 이상 팀을 후원하기 어렵다는 뜻을 밝히면서 해체 위기에 몰렸다. 정 대표는 "팀이 어려운 시기에 6년간 후원을 하며 큰돈을 써준 웰컴론에는 고마운 마음 뿐이다. 웰컴론이 앞으로 2개월 운영비 1억5천만원 정도를 추가로 지원해주겠다고 알려왔다"며 "남은 기간 최대한 후원자를 물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웰컴론은 지난해부터 국가대표 피봇 박중규와 골키퍼 이창우, 용민호, 레프트백 이현식 등 정상급 선수들을 잇달아 영입했다. 결국 올해 절대1강 두산의 아성을 깨고 핸드볼코리아리그를 제패하면서 결실을 봤다. 그러나 재정적 내실보다 선수 영입을 통한 전력 강화라는 외형에 집착하면서 결국 후원 중단이 팀 존폐위기로 직결되는 상황에 내몰렸다.

코로사는 팀 존속에 사활을 걸고 있다. 구조조정 칼을 빼들었다. 최근 선수단 규모를 17명에서 13명으로 줄이고 고액연봉자들의 희생, 웰컴론의 2개월 후원금 및 전국체전에서 경남대표로 뛰면서 받는 연간 지원금 등을 합해 다음 시즌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이럼에도 수 억원의 지원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웰컴론과 같은 네이밍 스폰서 계약을 맺는 게 최선의 돌파구지만, 경기 위축 칼바람 속에 선뜻 억대 지원금을 쾌척할 만한 기업을 찾기 쉽지 않다. 네이밍 스폰서 뿐만 아니라 군소 후원을 더하는 방법도 고려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정 대표가 홀로 뛰고 있는 팀 구조를 생각해보면 이마저도 힘겹다.

선수단은 뒤숭숭하다. 장인익 코로사 감독은 "선수들이 지난 주말 언론 보도를 통해서야 구단 상황을 알게 됐다"고 선수단 분위기를 전하며 "선수들도 빨리 스폰서가 정해져서 운동에만 전념했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자회견에 참석할 계획이었던 선수들이 돌연 불참하는 등 분위기는 어수선 하기만 하다.

코로사는 2개월 동안 차기 후원 계약을 맺지 못하면 해체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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