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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둘 하나 둘! 어이! 어이! 어이! 얼마 안 남았어. 다들 힘내자!"
우렁찬 기합소리가 체육관을 가득 채웠다. 돌고 있는 줄 하나에 선수들이 하나씩 들어가 뛰기 시작했다. 12명이 한 몸처럼 뛰었다. 뛰는 이들이나 밖에서 보는 이들이나 다들 집중했다. 리듬을 맞추기 위해 소리를 지르며 줄을 넘어나갔다. 2분의 종료 휘슬이 울렸다. 모두 얼싸안았다. 곳곳에서 박수 소리가 났다. 결과는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자신들이 해냈다는 사실에 만족스러운 웃음을 내비쳤다.
이번 대회에서는 스피드 이중뛰기 단체전과 긴줄 8자 마라톤, 긴줄 뛰어들어 함께뛰기의 3개 종목을 실시, 각 종목 점수를 합산한 총점으로 종합순위를 가렸다. 스피드 이중뛰기에는 각 팀당 10명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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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경기 합산 결과 초등부에서는 경남 거제 고현초(남자부)와 충북 비봉초(여자부)가 우승을 차지했다. 중등부 남자부 우승은 경남 홍제중이, 여자부는 인천대표인 북인천여중이 거머쥐었다. 남자 고등부에서는 부산 낙동고가, 여자부에서는 인천 신명여고가 챔피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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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승패는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대회 내내 곳곳에서 학생들의 노력과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대부분의 팀들이 이번 대회를 위해 1년을 꼬박 준비했다. 수업 시작전후 1시간 이상씩을 연습했다. 그 과정에서 학생들은 '성장'을 경험한다. 줄넘기를 하다 보면 기록이 정체되는 경우가 많았다. 많은 학생들이 어려움을 느끼고 포기의 유혹에 시달렸다. 이 때 동료 학생들과 지도 선생님들이 서로 끌어주며 슬럼프를 이겨내곤 한다. 거제 고현초등학교를 지도한 박선영 선생님은 "한 6학년 아이가 슬럼프를 겪자 그만두겠다고 한 적이 있다. 그 때 '이게 힘들다고 그만두면 인생에 있어서 그 어떤 일도 이겨낼 수 없다. 여기에 너가 빠지면 대회에도 나갈 수 없다. 오늘 하루 쉬고 내일부터 다시 열심히 하자'고 했다. 친구들도 다들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그 학생은 다음날부터 다시 나와 열심히 줄을 넘었다. 그 6학년 아이뿐만이 아니라 지켜보던 친구들도 내면적으로 한 단계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김택천 대한체육회 학교체육위원은 "체육 활동을 통해 건강한 신체를 만드는 것은 물론이고 사회에 도움이 되는 협동심과 희생정신 등도 배울 수 있다. 줄넘기는 가장 기초적이지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좋은 운동이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실무를 주관한 국민생활체육 전국줄넘기연합회는 김정순 회장을 비롯한 모든 임원과 운영진이 질서정연하고 안전한 대회를 운영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심판들은 비디오 판독 등 각 종 영상장비를 이용하여 공정한 판정을 통해 이번 대회를 더욱 빛냈다.
인천=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