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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슬링협회 내부 갈등 폭발, 집행부 "회장에게 사기 당했다"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4-10-23 17:19


갈등의 연속이다. 회장의 출연금 문제로 협회장과 집행부가 정면충돌한 대한레슬링협회의 내부 갈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대한레슬링협회 집행부는 2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임성순 회장 거짓 기자회견 진실규명을 위한 대한레슬링협회 집행부 입장발표'를 가졌다. 지난 15일 임성순 대한레슬링협회장이 긴급 기자회견에서 사무국장과 전무이사의 회장 출연금 개인회사 투자 강요아시안게임 예산 투명성 의혹 조직폭력배를 방불케한 협박·폭력 행위 등을 폭로한 것에 대한 정면 대응이었다. 김학열 사무국장과 김기정 전무이사 등 협회 집행부는 190여쪽에 이르는 자료를 공개하고 국제연맹 집행위원, 협회 총무·회계 담당 직원, 임 회장과 면담을 가졌던 레슬링 원로 등 10여명을 증인으로 참석시켜 임 회장의 모든 주장을 반박했다. '5억원 개인회사 투자 강요'에 대해서 집행부는 "대한레슬링협회에 기부할 금액중 5억원을 차용한다는 내용은 단 한마디도 없고 차용받은 사실도 없다"고 했다. 투자를 유지하려던 개인회사의 대표이자 김 전무의 형인 김기풍씨는 "개인적으로 임 회장에게 투자 약속을 받고 두 달 이상 기다렸지만 결국 없던 일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시안게임 기간 중 영수증 없이 7000만원을 사용하겠다'고 말한 것은 임 회장이었다. 임 회장이 면담과정에서 먼저 웃옷을 벗고 흥분해 김 국장이 말린 것일뿐 폭력은 없었다"며 임 회장의 제기한 예산 투명성 의혹과 폭력 행위를 해명했다. 오히려 집행부는 임 회장의 학력 위조, 재정 능력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집행부가 내린 결론은 '사기극'이었다. 집행부는 "모든 레슬링인들이 임성순 회장에게 사기를 당했다"라면서 "취임 공약으로 5~7억원을 출연하겠다고 말했으면서 협회 통장에 단돈 10원도 입금한 사실이 없다.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출연금 기탁을 연기하고 물고 늘어지는 상황"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모든 갈등의 원인은 '돈'에서 시작됐다. 삼성이 대한레슬링협회에 대한 지원을 끊으면서 협회는 후원금을 내줄 기업인을 회장이 필요했다. 이에 집행부는 지난 3월 매해 5~7억원을 지원하겠다던 임 회장의 약속에 치밀한 검증 절차 없이 회장 선임을 강행했고, 임 회장은 출연금 공약을 지키지 않고 자신의 권리만 주장해 양측간 대립이 극에 달했다.

집행부는 24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임 회장에 대해 24개월 자격 정지 및 직무정지 징계를 내릴 예정이다. 정관상 취임 1년이 되지 않아 해임 징계는 내릴 수 없어 직무 정지를 하고, 내년 대의원총회를 통해 정식 해임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임 회장 역시 검·경 스포츠 4대악 비리신고센터와 검찰에 협회 집행부를 고발한 상태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현 집행부의 비리를 주장하는 레슬링인 가족이 억울함을 호소하며 소란을 피워 기자회견이 30분 가량 지연되기도 했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3개를 따내며 부활에 성공한 기쁨은 회장과 집행부의 갈등, 잇따른 악재에 잊혀진지 오래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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