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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레슬링협회, 회장VS집행부 '진실공방' 왜?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4-10-15 18:54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3개를 따내며 광저우대회의 부진을 씻은 한국 레슬링이 대한레슬링협회장과 집행부 임원간 갈등으로 분쟁에 휩싸였다.

임성순 대한레슬링협회장은 1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기정 전무이사와 김학열 사무국장 등 집행부가 협회 내에서 제왕적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회계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출연금 지급을 강요했다"고 밝혔다. 갈등의 핵심은 임 회장의 출연금이다. 자체 수익 기반이 없는 대부분의 경기단체는 회장 출연금 및 각종 후원금으로 1년 예산을 운영한다. 회장의 출연금은 수천만원에서 수십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지난 6월 대한레슬링협회장에 취임한 임 회장은 "사무국장과 전무이사가 기부금 5억원 정도를 개인 회사에 임시로 대여해달라고 부탁했고 아시안게임을 앞두고도 '기부금으로 3억원 정도가 필요하다. 7000여만원은 영수증 없이 사용하겠다'고 말하는 등 투명성이 의심스러웠다"며 출연금을 내놓지 않은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출연금을 내지 않으니 나를 '돈 한 푼 없는 사기꾼'으로 몰고 있다"며 3억원짜리 수표를 끊어 기자회견장에서 펼쳐 보였다. 임 회장은 "아시안게임에서 헌신한 선수들을 위한 포상금"이라고 설명했다.

임 회장의 폭로는 이어졌다. "김 전무와 김 국장이 아시안게임 경기장 출입을 막겠다는 협박을 일삼았고 대한체육회와 문체부에 이 사실을 알려 경찰의 신변보호속에 경기를 봤다." 임 회장은 아시안게임 직전에 검·경 스포츠4대악 비리신고센터에 이들의 행동과 관련한 고발장을 접수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김 국장과 김 전무 등 집행부는 임 회장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이들은 "출연금과 관련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직권을 남용하며 부당한 지시를 했다. 14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회장 직무정지 절차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협박 사실에 대해서는 "임 회장이 긁힌 자국을 보여주며 2주 진단을 받았다고 하는데 물리적 충돌도, 협박한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집행부는 16~17일 중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입장을 발표할 계획이다.

결국 임 회장과 집행부가 법정 공방까지 예고된 다툼을 벌이면서 대한레슬링협회는 당분간 파행운영이 불가피하게 됐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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