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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AG]김현우, 한국 레슬링 세 번째 그랜드슬램 도전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4-10-01 08:23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노골드'의 수모를 딛고 8년만에 금맥을 캔 한국 레슬링이 이제는 역사상 세 번째 그랜드슬래머의 탄생을 기대하고 있다.

2012년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김현우(26·삼성생명)가 역사의 주인공이 될 준비를 마쳤다. 김현우는 10월 1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리는 남자 그레코로만형 75㎏급에 출전해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만 수확하면 김현우는 박장순 자유형 대표팀 감독과 심권호 대한레슬링협회 이사에 이어 한국의 세번째 그랜드슬래머가 된다. 올림픽·세계선수권·아시안게임·아시아선수권대회를 모두 제패하는 대업이다. 박장순 감독은 1990년 아시안게임, 1992년 올림픽, 1993년 세계선수권, 1996년 아시아선수권을 제패하며 한국 최초 그랜드슬램의 위업을 달성했다. 심권호 이사는 새 역사를 썼다. 그레코로만형 48㎏급으로 세계를 평정(1994년 아시안게임 1995년 세계선수권, 1996년 올림픽 1996년 아시아선수권)한 뒤 이 체급이 사라지자 54㎏급으로 변경 다시 한번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두 체급에서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레슬링 역사의 전무후무한 존재가 됐다. 이후 오랫동안 이어진 레슬링의 침묵을 깬 이가 김현우다.

김현우는 런던올림픽 금메달로 8년만에 올림픽 금맥을 이은데 이어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레슬링에 14년 만에 첫 금메달을 선사했다. 이제 한국 레슬링의 에이스인 김현우가 레전드가 되는 일만 남았다. 필요한 건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다.

4년전 수모도 되갚아야 한다. 2010년 대학생으로 첫 아시안게임 무대를 밟은 김현우는 2회전에서 무릎을 꿇었다. 환경도 달라졌다, 런던올림픽까지 66㎏급에서 활약했던 김현우는 체중 감량의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해 체급을 75㎏으로 올렸다. 경쟁자들이 달라져도 '월드 NO.1'의 실력은 여전했다. 김현우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75㎏급 정상에 섰다. 김현우는 "원래 내 체중이 75㎏급에 맞는다. 그동안 10㎏이상 감량하느라 힘들었는데 이제 체중을 4㎏만 빼면 된다"고 했다.

체급 뿐만 아니라 경기 운영도 변했다. 김현우는 "사람들이 런던올림픽과 비교해 지금 레슬링에 눈을 떴다고 하더라. 그 당시는 국제 경험이 적었다. 시합장에서 함성소리를 들으면 긴장했는데 이제는 즐길 수 있다. 여유가 생겼다. 런던때보다 몇 단계 발전한 선수가 됐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기대대로 아시아 정상에 서는 일만 남았다. 하루 전 그레코로만형 대표팀의 '맏형' 정지현(31·울산남구청)이 끊어진 금맥을 이어 부담감도 줄어들었다. 김현우의 그랜드슬램 달성을 기대하는 한국 레슬링은 인천아시안게임의 레슬링 종목이 모두 끝나는 1일, 화려한 피날레를 준비하고 있다.
인천=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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