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베트남 女태권도대표팀 후원 '스포츠 한류 이끌어'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4-08-08 09:39


부산체고에서 베트남 여자태권도 국가대표 선수들이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이 6주 앞으로 다가왔다.

온 국민의 관심이 5개 대회 연속 종합 2위를 노리는 대한민국 선수단과 인천에 집중된 지금, 태권도 종주국 한국을 찾아 금메달 획득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이방인들이 있다. 여자태권도에서 사상 첫 금메달을 노리는 베트남 여자태권도 국가대표 선수단이다.

이들은 지난 6월부터 베트남 여자대표팀을 맡고 있는 정진희 감독(29)의 고향인 전라도 광주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있다. 정 감독은 선수시절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한 한국 태권도의 간판스타였다. 베트남에서 생애 첫 국제대회 우승의 인연을 맺었던 정 감독은 CJ그룹에서 베트남 태권도대표팀의 지도자를 구한다는 공고를 접하고 주저 없이 베트남행 비행기를 탔다. 그는 "국가대표 시절, 여러 국제대회에 출전하며 전세계에서 태권도를 알리고 있는 선배들을 봤다. 대한민국의 국기인 태권도를 해외에 전파하는 모습을 보며 '언젠가 해외에 나가서 태권도로 한국을 알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베트남이라는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때, 운명이다 싶었다"고 했다.

정 감독은 지난해 4월 베트남 여자태권도 대표팀 코치 겸 감독으로 발탁, 베트남에 파견돼 다낭에 마련된 선수촌에서 선수들을 지도해왔다. 목표는 태권도로 베트남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하는 것이다. 베트남은 지금까지 올림픽에서 2개의 은메달을 획득했을 뿐, 금메달은 따지 못했다.


정진희 베트남 여자 태권도 대표팀 감독이 7월 2일 부산체고에서 타오의 자세를 지도하고 있다.
이 금메달의 꿈을 CJ그룹이 응원하고 있다. 베트남에는 현재 CJ그룹의 6개 계열사가 진출해있다. 이같은 연으로 2012년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외국기업으로는 최초로 베트남 태권도 대표팀을 후원했다. 2013년부터는 여자대표팀에 후원을 집중하고 있다. 이재현 회장의 의지에 따라 한류 컨텐츠인 태권도를 베트남에 전수함으로써 한류 전파에 앞장설 뿐 아니라 열악한 환경에서도 금메달의 꿈을 향해 고군분투하는 베트남 대표팀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정 감독 파견을 비롯해, 전자호구 등 장비일체 지원, 베트남 현지 훈련비용을 포함하여 한국 전지훈련과 체재비용 일체를 부담하면서 양국간 문화교류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정 감독은 부임 첫 해부터 선수들의 체력을 끌어올리고 국제대회에서 성적을 내기 위해 필수적인 전자호구 공략법을 집중적으로 지도했다. 성과는 단기간에 나타났다. 작년 12월 베트남 여자대표팀은 미얀마에서 개최된 제27회 동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라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한국 선수들이 사용하는 장비로 강도 높은 훈련을 지속한 결과, 선수들의 전반적인 체력 과 득점력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 CJ그룹은 베트남 태권도 발전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베트남 문화체육부 장관으로부터 문화체육 공로기념훈장을 받았다.

김준호 CJ그룹 스포츠마케팅팀장은 "스포츠마케팅 3.0시대에는 스포츠가 여가의 기능을 넘어 또 다른 사회공헌활동의 도구가 돼야 한다. 태권도를 통한 스포츠마케팅으로 CJ그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대외적 이미지를 향상시키고 양국의 외교관계에도 기여할 수 있게 돼 보람을 느낀다. 문화를 만드는 CJ그룹이 베트남 태권도 대표팀 후원을 통해 태권도로 또 하나의 한류를 생산해 낼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했다. CJ그룹은 베트남 여자 태권도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목표로 오는 2019년까지 베트남 여자대표팀에 중장기 후원을 지속할 예정이다.


정진희 감독(왼쪽에서 네번째)과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베트남 여자태권도 선수단
베트남 대표팀을 독려하고자 포상금 계획도 발표했다. 브라질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 10만달러, 은메달과 동메달에도 각각 5만달러와 3만달러의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획득하면 2만 달러의 포상금을 준다. 메달 기대주인 타오와 투이는 "태권도 메달의 꿈을 실현할 기회를 주신 한국과 CJ그룹에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한국인의 사랑에 반드시 좋은 결과로 보답하겠다"고 했다.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베트남 여자 대표팀의 목표는 여자태권도 사상 첫 금메달 획득이다. 이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한국 선수들과의 대전 경험을 쌓기 위해 조선대학교 선수들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현재 CJ그룹의 후원을 받고 있는 선수 중 6명이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한다. 태권도 경기는 9월30일부터 10월3일까지 나흘간 진행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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