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린보이' 박태환(25·인천광역시청)은 여전히 강했다. 9개월만의 복귀무대, 인천아시안게임 선발전 자유형 200m에서 1분45초25의 올시즌 세계최고기록으로 우승했다.중국의 쑨양, 일본의 하기노 고스케를 모두 제친 환상적인 기록이었다.
인천아시안게임 경영대표 선발전이 열리고 있는 김천실내체육관은 생활체육인들에겐 더없이 좋은 환경이지만 엘리트선수를 위한 국제규격의 수영장은 아니다. 50m 레인, 8개의 레인을 확보했지만, 수심이 1.3m로 올림픽 등 국제경기 규격 1.98m에 크게 못미친다. 선수들이 턴 동작을 할 때 발이 바닥에 닿을 정도다. 스타트 반응속도과 기록을 좌우하는 스타트 블록 역시 국제규격이 아니다. 이날 30도를 넘나드는 폭염속에 지난 10월 전국체전이 열린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 비해 열악한 환경에서 좋은 기록을 냈다.
박태근 전담팀 감독은 예선전 직후 박태환의 호기록을 예언했었다. 호주 브리즈번 훈련의 성과를 귀띔했다. "100-200m 등 단거리는 기대보다 상당히 페이스가 올라와 있다. 200m에서 오늘 자신의 기록에 도전할 것이다." 박태환은 지난 3월 호주 시드니 뉴사우스웨일스 스테이트오픈챔피언십 자유형 100m에서 48초42의 한국최고기록을 작성한 바 있다. 100m 단위 스피드의 향상은 200m 기록 단축으로 이어졌다.
박태환은 약속을 지켰다. 9개월만의 국내 공식 무대, 인천아시안게임을 향한 첫 도전에서 '세월을 거스르는 호기록'으로 비전을 보여줬다.
김천=전영지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