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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박태환!'올시즌 세계최고기록 자유형200m 1위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4-07-16 16:43



'마린보이' 박태환(25·인천광역시청)은 여전히 강했다. 9개월만의 복귀무대, 인천아시안게임 선발전 자유형 200m에서 1분45초25의 올시즌 세계최고기록으로 우승했다.중국의 쑨양, 일본의 하기노 고스케를 모두 제친 환상적인 기록이었다.

박태환은 16일 오후 경북 김천실내수영장에서 펼쳐진 2014년 MBC배 전국수영대회 겸 제17회 인천아시안게임 경영선발전 남자 자유형 200m 결선에서 1분45초25 , 1위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스타트 반응속도 0.77초, 첫 50m 구간을 25초로 끊은 후, 50~100m 구간을 28초, 100~150m 구간을 28초, 마지막 150~200m 구간을 25초으로 통과했다. 단 한번도 1위를 놓치지 않는 압도적인 레이스였다. 1분44초96, 이날 오전 예선에서 경신한 대회신기록 1분48초96를 5시간만에 또다시 경신했다.

남자 자유형 200m 한국최고기록은 박태환이 4년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작성한 1분44초80이다. 박태환의 올시즌 200m 최고기록은 지난 3월 호주 시드니 뉴사우스웨일스 스테이트 오픈 챔피언십에서 기록한 1분46초05다. 박태환의 라이벌 쑨양의 올시즌 최고 기록은 지난 5월 복귀무대인 중국 칭다오 춘계전국수영선수권에서 수립한 1분46초04다. 박태환보다 0.01초 앞섰다. 쑨양은 지난 9월 중국전국체전에서 박태환의 기록을 넘어 1분44초47의 아시아최고기록을 수립한 바 있다. 올시즌 아시아최고기록은 일본 에이스 하기노 코스케가 지난 4월 일본내셔널챔피언십에서 수립한 1분45초89다. 세계최고기록은 파울 비더만이 2009년 로마세계선수권에서 전신수영복을 입고 기록한 1분42초00이다. 올시즌 세계최고기록은 호주내셔널챔피언십에서 캐머런 매커보이가 기록한 1분45초46이다.

인천아시안게임 경영대표 선발전이 열리고 있는 김천실내체육관은 생활체육인들에겐 더없이 좋은 환경이지만 엘리트선수를 위한 국제규격의 수영장은 아니다. 50m 레인, 8개의 레인을 확보했지만, 수심이 1.3m로 올림픽 등 국제경기 규격 1.98m에 크게 못미친다. 선수들이 턴 동작을 할 때 발이 바닥에 닿을 정도다. 스타트 반응속도과 기록을 좌우하는 스타트 블록 역시 국제규격이 아니다. 이날 30도를 넘나드는 폭염속에 지난 10월 전국체전이 열린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 비해 열악한 환경에서 좋은 기록을 냈다.

박태근 전담팀 감독은 예선전 직후 박태환의 호기록을 예언했었다. 호주 브리즈번 훈련의 성과를 귀띔했다. "100-200m 등 단거리는 기대보다 상당히 페이스가 올라와 있다. 200m에서 오늘 자신의 기록에 도전할 것이다." 박태환은 지난 3월 호주 시드니 뉴사우스웨일스 스테이트오픈챔피언십 자유형 100m에서 48초42의 한국최고기록을 작성한 바 있다. 100m 단위 스피드의 향상은 200m 기록 단축으로 이어졌다.

박태환은 2012년 런던올림픽 이후 시련을 겪었다. 5년간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었던 후원사 SK텔레콤과 결별했다. 런던 포상금 미지급으로 인한 시련도 있었다. 흔들림없이 자체 전담팀을 꾸려 나홀로 훈련에 매진해왔다. 지난 3월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박태환은 이렇게 말했었다. "현실을 인정하니,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내가 부족하다는 것, 비전이 없다는 것, 대기업이 그렇게 생각을 하고, 비전이 없다보니 후원을 안하고…, 그래서 내가 뭔가를 더 보여줘야 생각이 확실해지지 않을까, 그래, 내가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목표를 이루는 모습, 비전을 보여준다면 다시 나에게 미래를 맡기지 않을까, 그래서 더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

박태환은 약속을 지켰다. 9개월만의 국내 공식 무대, 인천아시안게임을 향한 첫 도전에서 '세월을 거스르는 호기록'으로 비전을 보여줬다.
김천=전영지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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