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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탁구]루마니아에 충격패,서효원-양하은이 울었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4-05-02 17:30



피말리는 벼랑끝 승부였다. 도쿄탁구세계선수권 16강 루마이나전 제5단식 5세트,마지막 드라이브가 작렬하는 순간, '루마니아 19세 신예' 쇠츠 베르나데트(세계랭킹 59위)가 펄쩍 뛰어오르며 뜨겁게 포효했다. 대한민국 여자대표팀 막내 양하은(20·대한항공·세계랭킹 21위)이 녹색테이블에 얼굴을 묻었다. 한국 여자탁구가 도쿄세계선수권 단체전 16강에서 루마니아에 충격패했다.

서효원(27·한국마사회·세계랭킹 8위)-양하은-석하정(29·대한항공·세계랭킹15위)으로 구성된 여자대표팀은 2일 오후 일본 도쿄 요요기경기장에서 펼쳐진 16강에서 '유럽 강호' 루마니아에 풀세트 접전끝에 게임스코어 2대3으로 패했다. 톱랭커 서효원이 2-4단식을 잡으며 나홀로 분전했지만, 거기까지였다. 2008년 광저우대회 이후 8년만에 16강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출발은 좋았다. 세계랭킹 8위 톱랭커 서효원이 제1단식에서 신예 베르나데트를 3대1로 꺾으며 기선을 제압했다. 제2단식에 나선 양하은은 '루마니아 톱랭커'인 왼손에이스 엘리자베타 사마라(세계랭킹 26위)와 마주했다. 끈질기게 승부했지만 2대3으로 패했다. 제3단식 석하정이 나섰다.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단체전 트라우마를 호소하며 유난히 부진했던 석하정은 1세트를 1-11로 내주는 컨디션 난조를 보였다. 2세트를 11-6으로 따내며 분위기를 살리는가 했지만, 끝내 고비를 넘지 못했다. 특유의 강력한 파워드라이브가 살아나지 않았다. 결국 2대3으로 패했다. 1대2의 불리한 게임스코어에서 제4단식에 나선 서효원은 절박했다. 이번 대회 최고의 플레이를 선보였다. 서효원은 지난 3월 독일오픈 준우승 당시 8강에서 4대3으로 꺾었던 사마라를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20세 막내' 양하은이 마지막 5단식에 나섰다. 비장했다. 네덜란드전, 룩셈부르크전에서 제4단식을 잇달아 잡아내며 '역전의 명수'로 맹활약한 양하은의 어깨에 8강행의 운명이 걸렸다. 첫세트 4-8의 스코어를 듀스 대접전끝에 13-11 승리로 이끌었다. 그러나 세계 53위 도전자 베르나데트의 패기가 양하은의 끈기보다 앞섰다. 결국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2대3(11-13, 9-11, 8-11, 11-7, 5-11)으로 무릎을 꿇었다.

'신흥투톱' 서효원-양하은을 앞세워 세계선수권 4강을 목표삼았던 대한민국 여자대표팀의 진격이 16강에서 멈춰섰다. 싱가포르와의 리턴매치, 복수혈전을 노렸던 야심찬 계획도 물거품이 됐다. 여자대표팀은 2006년 독일 브레멘 대회 5위, 2008년 광저우대회 16강, 2010년 모스크바 대회 5위 등 3회 연속 단체전에서 4강에 탈락한 아픈 기억이 있다. 이후 2012년 독일 대회에서 김경아-박미영-당예서 삼총사가 4강 진출에 성공하며 반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2년만이 2014년 세대교체를 기치로 전면에 나선 새 대표팀이 고비를 넘지 못했다. 4강 의 위대한 역사가 다시 끊어졌다. '다크호스' 루마니아에게 허를 찔렸다. 루마니아전에서 포인트 2점을 모두 따내며 혼신의 플레이를 선보인 서효원이 눈물을 펑펑 쏟았다. 마지막 역전주자로 나섰던 막내 양하은도 입술을 깨문 채 울음을 참아냈다.

김형석 여자대표팀 감독은 "우리가 기술적으로 부족했다는 점을 인정한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부족한 점을 반드시 보완해야겠다. 세계대회 주전으로 첫출전한 서효원 양하은이 기술적 심리적 멘탈적으로 흔들리는 부분을 잘 이겨낸 부분은 수확이다. 향후 선수들에게도 큰 경험, 공부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 경험을 살려서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도쿄=전영지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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