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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날 '바나나킥'을 먹는다."
세트피스 전담 키커인 현영민은 경기 전날 코너킥 상황에서 문전으로 강하게 붙여차는 연습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이기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보니 바람도 도와준 것같다"며 웃었다. 부단한 연습보다 '바나나맛 과자' 징크스에 의미를 부여했다. 대학시절부터 프리킥, 코너킥 전담키커로 활약해온 현영민에게 경기 전날 '바나나맛 과자'를 한봉지씩 먹는 것은 오랜 습관이다. 포항전을 앞두고도 프리킥, 코너킥, 스로인 개인훈련과 함께 과자 한봉지를 털어넣었다. "앞으로 더 열심히 먹어야겠다"며 활짝 웃었다.
서른다섯 '베테랑' 현영민은 어린 선수들이 많은 전남에서 '멘토' 형님이다. 그라운드안에서의 투혼, 그라운드 밖에서의 자기관리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날 선제골로 포문을 연 현영민은, 1-2로 뒤지던 후반, 후배들을 향해 "할 수 있다" "이길 수 있다!"고 끊임없이 소리쳤다. 결국 기적같은 이종호의 동점골이 터졌고, 전남은 디펜딩 챔피언 포항과 2대2로 비겼다.
현영민은 "전남을 가리켜 초반 깜짝 돌풍이라고들 말씀하시는데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에겐 매경기가 결승전이고 쉽게 이길 수 있는 팀도 없지만, 우리가 못 이길 팀도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결코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 처음 발을 맞춘 이후 제주에게 1패했을 뿐 실업팀, 외국팀, K-리그 클래식 팀을 상대로 우리는 단 한번도 패하지 않았다. 진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는다. 전남은 앞으로 점점 더 좋아질 것이다.우리는 이제 시작이다"라며 웃었다.
기분좋은 '바나나킥'골 덕분일까. 현영민은 슬쩍 또하나의 징크스를 언급했다. 2002년 울산에서 데뷔한 K-리그 13년차 수비수 현영민은 매시즌 1골을 넘겨본 적이 없다고 했다. 통산 322경기에서 9골45도움을 기록중이다. "가끔 한번씩 수비수가 골을 넣으면 팀에도 큰힘이 되지 않나? 올해는 행운의 바나나킥골에 힘입어 2골 이상을 노려보겠다"며 웃었다.
전영지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