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의 남자' 김원중 효과, 뜨거웠던 목동아이스링크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4-03-08 20:53


김연아의 연인으로 알려진 국군체육부대 아이스하키팀 (상무대명) 소속 김원중이 8일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아이스하키 아시아리그 4강전 니폰 페이퍼크레인과의 경기에서 상대선수와 퍽을 다투고 있다.
목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03.08/

"한국 아이스하키 역사상 가장 많은 취재진이 모인 것 같은데요?"

대명상무와 일본제지 크레인스의 2013~2014시즌 아이스하키 아시아리그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린 목동아이스링크장. 본부석 옆에 마련된 기자석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시선은 한명으로 모아졌다. '여왕의 남자' 김원중(30·대명 상무)을 보기 위해서였다.

'피겨여왕' 김연아는 6일 고려대 선배인 김원중과의 열애 사실을 인정했다. 경기력에 지장을 줄 것을 우려해 둘의 열애는 빙상계에선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안양 한라의 주축 선수로 활약해 온 김원중은 상무에 입대하면서 김연아와 가까워졌다. 상무의 훈련장이 태릉실내빙상장이었고, 김연아와 같은 무대에서 함께 땀을 흘렸다. 공통분모인 얼음판에서 사랑이 싹을 피웠다.

피겨여왕의 공개 열애에 뜨거운 관심이 이어졌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경기 전부터 열애 사실 공개 후 첫 공식무대에 나서는 김원중에 대한 문의전화로 북새통을 이뤘다. 스포츠부터 연예 매체까지 총동원됐다. 협회는 취재진이 대거 몰릴 것을 예상하고 미리 취재신청을 받고 60장의 AD카드를 준비했다. 그러나 예상보다 더 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협회 홍보팀은 AD카드를 받지 못한 기자들을 신경쓰느라 회의에 참석하지 못할 정도였다. 관중석도 '김원중 효과'에 한-일전이라는 특수성까지 더해지며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김정민 협회 홍보팀장은 "아이스하키 경기에 이처럼 많은 취재진이 몰린 것은 처음인 것 같다. 평창동계올림픽 때 경기를 해도 이 정도로 많은 기자들이 모이지는 않을 것 같다"고 웃은 뒤, "그래도 아이스하키가 많은 주목을 받는 것은 반가운 일"이라고 했다.

김원중은 시종 활기찬 움직임을 보이며 공개 열애의 후유증을 겪지 않는 모습이었다. 경기 후 김원중은 입을 닫았다. 국방부의 지시 때문이었다. 국방부는 일찌감치 김원중의 인터뷰 금지령을 내렸다. 김 팀장은 "현역 군인이 사생활로 주목 받는 것에 대한 국방부의 우려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기는 대명 상무의 1대2 아쉬운 패배로 끝이 났다. 1,2피리어드를 득점없이 마친 양 팀은 3피리어드부터 불이 붙었다. 3분32초 일본제지 크레인스의 에릭 레간이 박성제 골리의 실수로 선제돌을 넣었다. 대명 상무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5분39초 조민호가 동점골을 터뜨렸다. 팽팽한 흐름이 이어지던 11분11초 시게노 굥스케가 결승골을 성공시켰다. 대명 상무는 5전3선승제로 진행되는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을 내주며 결승진출에 암초가 켜졌다.


목동=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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