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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사실상 절대 1강 '몰표', 겉과 속은 또 달랐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4-03-04 07:36



설전 또 설전이었다.

그래도 시선은 절대적이었다. 전북의 '1강', 이견이 많지 않았다.

녹색 그라운드에 봄이 왔다. 2014년 K-리그 클래식이 8일 첫 발을 뗀다. 클래식 12개 구단 사령탑이 3일 한자리에 모였다. 서울 신문로 아산정책연구원에서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전북의 '폭풍영입'이 K-리그를 지배했다. 각 팀 사령탑의 머릿속에도 전북은 절대강자였다. 1강이었다. '우승 후보 한 팀만 꼽아달라'는 질문에 전북이 사실상 '몰표'를 받았다. 전북은 올시즌을 앞두고 김남일 한교원 이승렬 김인성 최보경 마르코스 카이오를 영입했다. 포지션별로 더블 스쿼드를 구축했다는 분석이다. 다른 K-리그 구단들이 자금줄이 묶여 꽁꽁 언 겨울 이적시장을 보낸 것과 정반대 행보였다. 부러움과 경계의 눈빛이 공존했다.

박종환(성남), 이차만(경남), 윤성효(부산), 박경훈(제주), 김봉길(인천), 황선홍(포항), 서정원(수원), 최용수(서울) 감독 등 8명이 전북을 1강으로 꼽았다. 전력 보강, 두터운 선수층, 공수밸런스 안정 등 공통 분모였다.

박종환 감독은 "전북의 ACL 경기를 봤는데 짜임새도 있고, 하나하나 흠잡을 때 없다. 전북이 가장 유력하다"고 강조했다. 김봉길 인천 감독도 "선수 구성이 워낙 탄탄하다. 공격적인 부분이 좋은 팀"이라고 했다. 최용수 서울 감독과 서정원 수원 감독도 각각 "10경기, 20경기 이후 위기가 찾아와도 대체할 수 있는 좋은 선수가 많다. 큰 동력이 될 것이다", "프로스포츠는 많은 투자를 하면 결실로 다가오는 것이 맞다"고 평가했다. 하석주 전남 감독은 "도저히 한 팀을 꼽을 수 없다. 전북, 울산, 포항, 서울 등은 분간이 안된다. 4팀은 얼마든지 우승할 수 있는 전력"이라고 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서두에 1강의 시선에 대해 차단막을 쳤다. 그는 "1강의 소문의 진원지를 찾아보니 최용수 서울 감독이더라. 부잣집 도련님의 넋두리치고는 엄살이 심하다. 팀을 들여다보면 2% 부족하다. 걱정이 많이 된다. 전북을 1강으로 꼽는 것은 이 시간 이후로 삼갔으면 좋겠다. 10중 2약이다. 서울과 전북이 2약"이라고 했다. 그러자 최용수 서울 감독은 곧바로 "최강희 감독님께서 우승의 큰 야망, 본심을 숨기고 있다. 첫 경기만 보는 것이 아니다. 동계훈련과 선수 수급 과정 등 모든 것을 살펴보면 이전 우승할 때의 팀으로 돌아가지 않았나 싶다. 최 감독님의 뛰어난 역량과 힘을 보태 여전히 1강은 유효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최용수 감독을 포함한 다른 감독들의 생각도 달라지지 않았다. 최강희 감독은 소감을 묻는 질문에 "이게 다 최용수 감독 엄살 때문에 시작됐다"며 다시 웃은 후 "인정을 받는 것은 좋지만 사실 K-리그 클래석 12개팀 전력 차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조심스러워했다.


그럼 최강희 감독은 어느 팀을 우승후보로 꼽았을까. 울산이었다. 그는 "가장 전력이 안정돼 있다"고 분석했다. 이차만 경남 감독의 선택도 울산이었다. 그는 "울산이 우승할때가 됐다. 그동안 우승 운이 없었는데 만회할 힘이 생겼다"고 했다.

박항서 상주 감독은 "최강희 감독이 우승 후보에서 빼달라고 해 빼주겠다. 우리 팀과 전북을 빼고 나머지 10팀이 우승후보"라며 '이색 답변'을 내놓았다.

그라운드에는 갱이 없다. 예상과 현실은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다. 전북을 꼭대기에 올려놓으면서도 각 팀 사령탑들의 보이지 않는 기싸움은 상상을 초월했다. 2014년 K-리그 클래식이 드디어 세상에 나온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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