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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현'이란 이름을 꺼내면, 팬들은 프리킥을 먼저 떠올린다.
지난 두 시즌은 어둠 속에서 지냈다. 김승용 김용태와의 주전 경쟁에서 밀려 백업멤버로 추락했다. 김호곤 전 감독과의 관계도 썩 좋지 않았다. 이적도 쉽지 않았다. 높은 몸값이 발목을 잡았다. 현역 은퇴라는 나약한 마음도 먹었었다. 그는 "육체적인 것보다 정신적으로 흔들려 '축구를 그만둘까'란 생각도 했었다"고 고백했다.
버티고 버텼다. 그러자 희망의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고창현은 지난달 26일 호주 A-리그 디펜딩챔피언 웨스턴 시드니 원더러스와의 2014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H조 조별리그 원정 1차전에서 1-1로 팽팽히 맞서던 전반 43분 결승골을 폭발시켰다. 축구센스가 빛났다. 상대 수비수가 헤딩으로 잘못 걷어낸 볼을 왼발 발리 슛으로 마무리지었다. 김용태의 부상으로 잡은 깜짝 선발 출전이었다. 고창현은 "1년 6개월여 만에 골을 터뜨렸다"며 쑥스러워했다.
아직 주전은 장담할 수 없다. 김용태가 부상에서 돌아오면 선의의 경쟁을 펼쳐야 한다. 그러나 '찾아온 기회는 놓치지 않겠다'는 것이 고창현의 목표다. "지난 힘든 과거를 잊고 즐겁게 축구를 하고 싶다." 고창현이 다시 뛰고 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