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이승훈 생생 인터뷰 "너무 갖고 싶은 메달이었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4-02-22 01:22


노선영 등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 대표팀 선수들이 21일 소치 해안 클러스터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팀추월 경기에서 질주하고 있다.
소치(러시아)=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2.21.

"너무 갖고 싶은 메달이었다."

이승훈(26·대한항공)이 트레이드 마크인 '천사 미소'를 되찾았다. 남자 팀추월 대표팀은 22일(이하 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벌어진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에서 러시아와 캐나다를 나란히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은메달을 확보했다. 이승훈은 주형준(23) 김철민(22·이상 한체대)과 짝을 이뤘다.

이승훈은 "너무 갖고 싶은 메달을 확보해 기분이 좋다. 긴장이 됐다. 하는대로 하자고 했는데 좋은 결과가 있었다"며 "3번째 기회만에 올림픽 메달을 갖게 돼 감격스럽다. 그동안 시간이 너무 힘들었다. 후배들이 고맙고 자랑스럽다"고 말한 후 활짝 웃었다.

밴쿠버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를 목에 걸은 이승훈 2회 대회 연속 올림픽 메달을 거머쥐었다. 그는 소치올림픽 5000m에서 12위, 1만m에서 4위를 기록하며 메달 문턱을 넘지 못했다. 남자 선수들이 수확한 이번 대회 첫 메달이다. "남자 선수들이 저조해 안타까웠다. 마지막에 메달을 따 기쁘고 되던, 안되던 내일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팀추월 메달은 이승훈이 탄생하면서 가능했다. 이승훈은 8바퀴 중 4바퀴를 선두에서 리드한다. 결승 상대는 스피드스케이팅 최강국 네덜란드다. 22일 오후 10시 51분에 벌어진다. 이승훈은 "올림픽에는 늘 이변이 존재한다. 안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된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다. 후회없는 레이스를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팀추월은 전략 종목이다. 개인전보다 팀추월 훈련을 더 많이 했다. 후배들이 잘 견뎌주고 이겨줘서 고맙다"며 "개개인의 기량은 다른 나라와 비교가 안된다. 하지만 팀워크에서 나오는 시너지 효과가 크다. 잘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세 명의 호흡은 으뜸이었다. 공통분모가 있다. 이승훈 주형준 김철민은 모두 쇼트트랙 선수 출신이다. 쇼트트랙 계주로 맺어진 끈끈한 정이 빛을 발했다. 코너웍이 탄탄해 팀추월에는 제격이다.

주형준은 "아직 올림픽 메달이 실감이 안난다.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그동안 너무 힘들었는데 메달을 따 기쁘다"고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다. 김철민도 "실감이 안나다. 이제는 잠을 잘 잘 수 있을 것 같다. 그동안 새벽에도 깨고 잠을 제대로 못잤다. 결승전에선 욕심보다 오늘같이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주형준과 김철민은 모든 공을 이승훈에게 돌렸다. 주형준은 "승훈이 형에게 많이 의지를 했다. 안좋으면 우리가 더 걱정이었다. 조심스러웠는데 바로 잊고 잘 준비하더라"며 웃었다. 김철민도 "승훈이 형이 '잘해보자'며 분위기를 잘 이끈다"고 덧붙였다.

이승훈 주형준 김철민이 스피드스케이팅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팀추월에서 메달이 나온 것은 사상 처음이다.
소치(러시아)=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