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바네사 메이, 女알파인 1차 레이스 최하위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4-02-18 16:58


바네사 메이. 사진캡처=소치올림픽 홈페이지

아마추어가 프로를 따라잡긴 무리였다.

세계적 전자 바이올리니스트 바네사 메이(36)의 첫 번째 도전이 아쉽게 마무리 됐다. 메이는 18일(한국시각) 러시아 소치의 로사 쿠토르 알파인 센터에서 열린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알파인 스키 여자 대회전 1차 레이스에서 1분44초86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서 완주한 74명 중 가장 낮은 기록이다. 1차 레이스 1위 티나 마제(슬로베니아)가 기록한 1분17초88보다 무려 27초 느렸다. 1분40초대 기록은 메이가 유일했다. 그러나 당초 완주 조차 힘들 것이라는 다른 선수들과 전문가의 평을 깬 선전이었다. 이날 출전한 89명 중 15명은 중도 탈락했다.

영국국적인 메이는 이번 올림픽에서 태국 대표로 나섰다. 메이는 싱가포르에서 만난 태국인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바로 영국으로 이주해 자랐다. 국적은 영국이다. 메이의 부모는 이혼했으며, 어머니는 영국인과 재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는 태국올림픽위원회가 이중국적을 허용해 태국 대표로 이번 대회에 출전할 수 있었다. 태국은 국제스키연맹(FIS)의 올림픽 포인트 상위 500위 이내 선수가 없다. 이 경우 FIS는 해당국가에 알파인스키 회전과 대회전 종목에 남녀 선수 한 명씩 출전시킬 자격을 준다. 메이는 태국 대표로 이번 올림픽에 출전하면서 아버지의 성인 '바나콘'이라는 이름을 썼다.

예상대로 메이의 기록은 저조했다. 알파인 스키 여자 슈퍼 콤바인 금메달과 슈퍼G 은메달을 따낸 독일의 마리아 호플 라이히는 "메이는 작고 여리다. 과연 이 코스를 완주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하지만 내 동료들은 메이가 그렇게 못하지는 않을 것이다고 말하더라. 유심히 지켜볼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 4차례 올림픽에 참가했던 엠마 캐릭 앤더슨(영국)은 "만약 메이가 일주일만 일찍 경기를 펼쳤다면 습기와 미끄럼 때문에 악몽이 될 것이다"면서 "아마추어 스키어는 이곳에서 아무것도 못할 것이다"고 혹평을 서슴지 않았다. 하지만 메이는 이날 저조한 기록이지만 올림픽 코스를 완주하면서 아름다운 도전의 첫 발을 떼었다. 메이는 경기 전날인 17일 dpa통신 등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두 차례 경주를 즐기면서 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1차 레이스를 마친 메이는 이날 오후 열리는 알파인 스키 여자 대회전 2차 레이스에서 다시 도전에 나선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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