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4년 전 1만m 金' 이승훈 1만m 출격, 남자 메달 있다? 없다?

기사입력 2014-02-17 15:12 | 최종수정 2014-02-18 07:09

[포토] 스피드 이승훈

끝난 인물이 아니다.

8일(이하 한국시각) 첫 경기 후 열흘을 칼을 갈고 기다렸다. '빙속 삼남매' 중 홀로 남았다.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이상화(25·서울시청)와 아쉽게 메달을 놓친 모태범(25·대한항공)의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은 막을 내렸다.

이승훈(26·대한항공)이 다시 빙판 위에 선다. 18일 오후 10시(이하 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시작되는 스피드스케이팅 1만m에 출전한다. 4년 전 밴쿠버(캐나다) 대회에서 시상대 맨 꼭대기에 선 종목이다. 행운의 금메달이었다. '장거리의 제왕' 스벤 크라머(네덜란드)가 12분54초50으로 가장 빨리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러나 레이스 도중 코치의 사인 미스로 인코스를 중복해서 탔다. 실격을 당했다. 이승훈은 12분58초55, 올림픽신기록으로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빙속 장거리를 제패했다.

그는 8일 스피드스케이팅 5000m에서 6분25초61의 기록으로 12위에 머물렀다. "허무한 생각이 많이 들었다. 자신이 있었는데, 하지만 올림픽은 역시 다르다고 생각했다. 철저히 준비했다고 하지만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올림픽의 벽은 높았다. 네덜란드와 유럽의 벽도 철옹성이었다."

과거를 떠올릴 필요는 없다. 5000m는 잊었다. 생각도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동안 1만m를 위해 다시 달려왔다. 그는 "더 이상 부담은 없다. 다른 선수들을 의식할 상황도, 위치도 아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좋을 성적을 내도록 하겠다"고 했다.

50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크라머가 1만m에서도 최강이다. 그는 소치에서 1만m를 위해 1500m를 포기했다. 스스로도 힘든 결정이었다고 했다. 그만큼 1만m는 한으로 남아 있다. 크라머를 앞세운 네덜란드는 다시한번 싹쓸이 메달에 도전한다.

이승훈의 레이스에는 남자 선수들의 자존심이 걸렸다. '효자 종목'인 쇼트트랙에서 남자 선수들이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500m가 남았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남자 선수들이 동계올림픽에서 한 개의 메달도 낚지 못한 것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미국)대회가 마지막이다. 1만m에 이어 팀추월에도 출전하는 이승훈이 '남자 노메달'을 끊는 데 마지막 키를 쥐고 있다.

그는 5000m에서 왠지 모르게 긴장되고 압박이 느껴졌다고 했다. 초반부터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스퍼트를 내지 못했다. 1만m는 다른 세상을 꿈꾸고 있다.
소치(러시아)=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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