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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황제'로 복귀한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남자 쇼트트랙 1000m에서 노련한 경기 운영과 폭발적인 스피드로 금메달을 따낸 안현수가 올림픽에서 새 역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의 시선은 올림픽 쇼트트랙의 1인자 자리로 향하고 있다. 현재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안현수보다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는 중국의 왕멍(29) 뿐이다. 왕멍의 올림픽 역사는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에서 시작됐다. 토리노에서 여자 쇼트트랙 500m에서 금메달, 1000m 은메달, 1500m 동메달을 따냈다.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는 3관왕(500m, 1000m, 3000m 계주)을 차지했다. 지금까지 왕멍이 수집한 메달은 금메달 4개, 은메달 1개와 동메달 1개 등 총 6개다. 왕멍은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부상을 해 출전이 좌절됐다.
안현수가 왕멍의 기록을 넘어설지 관심이다. 토리노동계올림픽 1000m, 1500m, 5000m 계주에서 3관왕 및 500m 동메달을 차지한 안현수는 소치에서 금메달과 동메달(1500m)를 추가하며 메달 개수에서 왕멍과 동률(6개)를 이뤘다. 앞으로 남은 500m와 5000m 계주에서 메달을 획득한다면 안현수가 왕멍을 제치고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역사상 가장 많은 메달을 따낸 선수가 된다.
가능성이 높다. 안현수는 2011년 러시아로 귀화한 이후 단거리 훈련에 주력했다. 무릎 부상 여파 때문이다. 안현수는 1000m에서 금메달을 따낸 이후 열린 인터뷰에서 "큰 부상을 해서 무릎 통증이 아직도 있다. (러시아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운동 안에서 맞춤형 훈련을 했다.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어 단거리 위주로 훈련했다. 한국에서보다 500m가 더 잘됐다"고 말했다. 안현수는 올시즌 500m 랭킹 1위에 올라 있다. 500m에서 유력한 금메달 후보다. 1000m에서 은메달을 따낸 블라디미르 그리고레프와 안현수가 이끄는 계주에서도 메달 획득이 기대된다. 세멘 엘리스트라토프, 루슬란 자카로프, 드미트리 미구노프 등이 안현수와 함께 훈련하며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환경도 유리하다. 남자 5000m 계주에서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던 캐나다와 한국이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러시아는 중국, 네덜란드, 카자흐스탄, 미국과 함께 계주 결선을 치른다.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도 러시아에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남자 쇼트트랙 500m와 계주 5000m 결선은 21일에 열린다. 안현수가 올림픽 역사상 최고의 쇼트트랙 선수에 등극할 날이 멀지 않아 보인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