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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의 귀환'이었다.
그러나 그의 국적은 한국이 아닌 러시아였다. 안현수(29)가 15일(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벌어진 남자 쇼트트랙 10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1500m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그는 1000m에서 1분24초102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러시아에 올림픽 역사상 첫 쇼트트랙 금메달을 선사했다.
안현수는 한국 국적으로 출전한 2006년 토리노 대회에서 남자 1000m와 1500m, 5000m 계주를 제패하며 대한민국에 금메달 3개를 선물했다. 한국 쇼트트랙의 간판이 됐다. 당시 500m에서도 동메달을 따내 쇼트트랙 사상 최초로 올림픽 전 종목에서 시상대에 오른 주인공이 됐다. 그러나 2008년 무릎 부상으로 연승 행진에 제동이 걸린 뒤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악재도 겹쳤다. 대한빙상경기연맹과의 갈등, 소속팀의 해체 등이 겹쳐 선수 생활에 갈림길에 섰다. 그의 선택은 '명예회복'을 위한 귀화였다. 주변의 비난을 각오하고 러시아로 귀화해 소치올림픽을 준비했다.
마침내 눈물을 보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첫 날 메달 따고도 많이 참았다. 더 이를 악물고 참았다. 금메달을 따고 기쁨을 누려보자고 생각했다. 8년 동안 이것 하나만 바라보고 운동한 것이 생각났다. 8년 동안 너무나 많은 일이 있었다. 보답을 받았구나라는 생각에 눈물이 났다. 정말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눈물이다."
안현수는 경기 후 한국의 후배인 신다운(21·서울시청)과 포옹했다. 그는 "승부를 떠나 후배들도 많이 힘들었다고 생각한다. 4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힘들지 않은 선수는 없다. 모두의 목표는 금메달이다. 그것을 위해 경쟁하는 것이다. 누구를 원망하고 미워하는 것이 아니다. 승부의 세계에 있어서 수고했다, 고생했다는 마음이 컸다. 앞으로 집중해서 더 좋게 마무리했으면 좋겠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안현수의 귀화와 관련 "안 선수의 문제가 파벌주의, 줄세우기, 심판부정 등 체육계 저변에 깔린 부조리와 구조적 난맥상에 의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며 대책을 강구했다. 귀화 문제는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그는 "이런 것에 대해 많은 기사를 보고 많은 생각을 했다. 지금 다 얘기하자면 길어진다. 올림픽이 끝나면 한번 인터뷰하고 싶다. 갖고 있는 마음, 생각들을 다음에 이야기하겠다"고 했다. 이어 귀화를 결정한 배경에 대해 가장 큰 이유에 대해 질문하자 "좋아하는 종목을 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했다. 나를 위해서 선택을 했다. 예전에 어떤 일이 있었든지 잊고, 내가 할 수 있는 환경을 선택했다. 나로 인해 안좋은 기사 나가는 것을 원치 않는다. 후배들을 위해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후배들에게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나는 큰 부상을 했다. 아직 무릎 통증을 갖고 있다. 그런 부분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운동. 도움이 되는 운동을 해야 했다. 러시아는 한국과는 틀렸다. 나에게 맞춰 훈련을 할 수 있었다. 체력부분 힘들었기 때문에 단거리 쪽으로 많이 훈련했다. 자신을 믿고 자신있는 경기를 했다. 편한 마음으로 즐기자고 했던게 오늘 같은 좋은 결과가 있었다." 한국 쇼트트랙 환경과의 차이점을 묻는 질문에 안현수가 내놓은 답변이었다.
그의 '운석 금메달'은 특별했다. 안현수는 이날도 모국어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의 부활, 귀화 문제, 소치에서 최고의 화제로 떠올랐다.
소치(러시아)=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운석우는 큰 운석이 지구로 낙하하다가 대기 상층